​[약장사 나선 알리·징둥]헬스케어? 건강식품으로 돈 번다

2020-12-15 06:00
알리·징둥헬스 온라인 약국 수준
건강식품·성인용품 등 70% 이상
의약품 비중 낮아, 헬스케어 무색
약국 프랜차이즈와도 경쟁 치열
실시간 배송 등 O2O 서비스 강화

[사진=바이두]


알리바바와 징둥 등 중국 인터넷 공룡들이 헬스케어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지만 아직은 온라인 약국 수준에 불과하다.

기존 오프라인 약국과의 차별성도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헬스케어 구호 무색한 매출 구조

지난 8일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의 자회사인 징둥헬스(징둥젠캉·京東健康)가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56.98% 높은 110.8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3440억 홍콩달러(약 48조4500억원) 규모다.

하지만 이미 홍콩 증시에 상장된 동종업계 라이벌 알리헬스(알리젠캉·阿里健康)와 핑안헬스(핑안하오이셩·平安好醫生)의 주가는 23.9홍콩달러와 91.5홍콩달러로 횡보세를 보였다.

징둥헬스 주가 상승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홍콩 증시 관계자는 "적자 상태에서 상장한 알리헬스와 달리 징둥헬스는 소폭 흑자를 기록한 뒤 상장한 게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향후 주가 역시 업황과 실적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징둥헬스 등이 앞선 정보기술(IT)을 헬스케어 산업에 접목시켜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호와 달리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제품 판매에 더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징둥헬스는 올 상반기 의약품 및 건강 제품 판매로 76억9300만 위안(약 1조2880억원)을 벌었다. 전체 매출의 87.6%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마저도 건강보조식품과 성인·피임용품, 가정용 의료기기 등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의약품 판매는 30% 미만이다.

처방약보다는 비처방약, 의약품보다는 비의약품 마진율이 더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알리헬스는 지난 3분기 2억7900만 위안의 순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760만 위안 적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티몰 내 의약품 코너를 통한 판매가 급증한 게 비결이다. 알리헬스의 3분기 매출은 72억 위안으로, 이 가운데 80% 정도가 비의약품 판매액이다.

의료 관련 컨설팅 업체 래티튜드 헬스 창업자인 자오헝(趙衡) 대표는 "현재 온라인 헬스케어 사업은 진료와 치료보다 의료 자문과 제품 판매에 집중돼 있다"며 "판매 제품도 소비재 위주로, 의약품 비중은 굉장히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동네 약국과 경쟁해야 할 판

지난해 중국의 의약품 판매 규모는 4258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온라인 약국에 가까운 징둥헬스와 알리헬스 등은 라오바이싱(老百姓), 이신탕(一心堂) 등 대형 약국 프랜차이즈와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상하이 루이쥔자산관리유한공사의 제약 담당 웨이즈화(魏志華) 연구원은 "오프라인 약국은 (온라인 약국과 달리) 약사가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필요한 약을 추천할 수 있다"며 "동네 사교의 장 역할도 수행해 고가의 건강식품 판매 등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웨이 연구원은 "대형 약국 프랜차이즈의 경우 제약업체와 협업해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약국들이 온라인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라오바이싱의 경우 의약품 판매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구축했고, 또 다른 약국 프랜차이즈 다찬린(大參林)은 티몰 등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에 온라인 헬스케어 업체들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실시간 배송하는 서비스로 맞불을 놨다.

알리헬스 관계자는 "O2O(온라인·오프라인 결합) 업무는 수요가 굉장히 강한 사업"이라며 "특히 야간에 긴급하게 의약품 구매를 원하는 수요가 상당했다"고 전했다.

알리헬스와 징둥헬스, 핑안헬스 모두 O2O 시장에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