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볼로딘 러 하원의장 방한…박병석 국회의장 만난다

2020-12-14 18:33
러 외교위원장과 27일 입국
남·북·러 3각 협력 속도낼 듯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이 오는 27일 방한해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난다. [사진=연합뉴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이 오는 27일 방한해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난다. 볼로딘 의장의 방한은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의 우호 협력을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러시아를 신북방정책의 핵심 국가로 천명한 상황에서 남·북·러 3각 협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본지와 통화에서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과 레오니드 슬루츠키 하원 외교위원장이 27일 방한한다"고 밝혔다.

볼로딘 의장과 슬루츠키 외교위원장은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두 사람은 방한 기간 박 의장을 예방해 한·러 수교 30주년의 의미를 다지는 한편 양국 의회외교 협력도 강화할 전망이다.

앞선 지난 9월 박 의장은 발렌티아 마트비엔코 러시아 상원의장 및 볼로딘 하원의장과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축하 서한을 교환한 바 있다. 송 위원장도 지난 8월 슬루츠키 위원장과 전화 회담을 갖고 한·러 의회 협력, 한·러 의회 상임위원회 공동회의 개최 등을 논의했다. 송 위원장은 현재 '한·러 의회외교포럼' 회장을 맡고 있다.

박 의장은 지난 10월 한-러 수교 30주년 국회 특별전시회를 열었다. 양국은 2016년부터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 공동의장국을 맡아 매년 주최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지만, 내년에는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6월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정상 최초로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을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하원 연설은 송 위원장이 볼로딘 의장에 부탁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볼로딘 의장, 송 위원장,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는 의형제를 맺은 사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하원 연설에서 △미래 성장 동력 확충 △극동개발협력 △국민복지 증진 및 교류기반 강화 등을 강조했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역할도 강조했다.

최근 문 대통령은 우 전 대사를 러시아 특사로 파견했다. 우 전 대사는 오는 18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해 크렘린궁, 외무부, 의회 핵심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특히 크렘린궁 방문 때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리 우샤코프 외교담당 보좌관을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다.

친서에는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지속 의지, 9개 핵심 협력 분야 구상인 '9개 다리'(나인 브릿지) 프로젝트 구체화, 남북 간 평화프로세스 및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 당부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볼로딘 의장과 슬루츠키 외교위원장의 방한으로 푸틴 대통령의 조기 방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8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첫 만남을 한 이후 지난해 6월 정상회담까지 총 5번 만났다. 올해에는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만나지 못했고, 전화 통화로만 양국의 입장을 확인했다.

가장 최근 통화인 지난 9월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방한이 성사되길 고대한다고 밝혔고, 이에 푸틴 대통령은 "직접 러시아산 백신을 맞고 가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