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없다" 수출 중소기업 운송 '비상'...정부, 이달 국적선사 3척 추가 투입

2020-12-02 16:47
HMM 지난달까지 미주 노선에 선박 총 6척 긴급 투입
미주노선 등 해상운임 급등, 운송계약 위반시 최대 1000만원 벌금

수출중소기업과 국적 해운선사 간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오른쪽에서 둘째)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셋째). [사진=해양수산부]

정부가 연말까지 해상물동량 수요가 급증하는 미주 노선에 선박 3척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국적 해운선사인 HMM은 이미 미주 노선에 선박 총 6척을 긴급 투입한 바 있다. 최근 선박 부족과 해상운임 급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가 추가 지원에 나선 것이다.

2일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미주 노선에 국적 원양선사 선박 3척, 총 1만26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추가 투입하는 방식으로 국내 기업에 선적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을 보유한 HMM은 지난달 8~10월 4척의 임시 선박을 미주 노선에 투입해 총 1만5944TEU를 운송했다. 이어 같은 달 31일 4500∼5000TEU급 선박 2척을 추가로 긴급 투입했다.

이를 통해 국적선사 선박 공급량은 지난달보다 40% 늘어난 약 3만6000TEU 규모가 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세계 3대 해운선사인 머스크, MSC, CMA-CGM을 포함한 해외 국적선사도 이달 중 한국을 경유하는 임시 선박 6척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 선적공간 부족으로 해상운임이 급등하고 있는 동남아 항로에도 선박이 지원된다.

연근해 국적선사인 고려해운은 정부 요청으로 지난달 15일 1척의 임시 선박을 부산발 말레이시아 항로에 투입했다. 이어 이달 내 2800TEU급 선박 1척을 부산발 인도네시아 항로에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미국으로의 해상운송 물동량이 전월보다 8%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추가 선박 투입 등의 조치가 그동안 수출하지 못하고 있었던 물량 해소에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MM, 대미 수출기업 위해 부산~LA에 선박 2척 추가 투입[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정부가 긴급하게 선박 투입에 나선 것은 올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세로 여러 국가들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물동량 감소를 우려한 해외 선사들이 선박 공급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화물을 실어나를 배가 부족해지면서 해상 운임도 덩달아 뛰어 국내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선박 부족과 함께 해상운임이 급등하자, 정부는 수출입 물류 대책반 회의를 열어 선주와 화주 간 관리·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선·화주 간 운송계약 위반 시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선사들이 부당하게 해상운임을 올려 받아 운임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정부는 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내년 초까지 물류기업에 사용 가능한 바우처 등을 70억원 규모로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말 예정된 중소화주 전용물량 배정도 내년 1월 말까지 연장하고, 1400TEU 규모 물량을 추가 배정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내년 상반기에 HMM 1만6000TEU급 8척을 신규 투입한다. 2025년까지 국적선사의 원양 선박 공급량도 현재 77만TEU에서 120만TEU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주·동남아 수출물량이 작년 동월 대비 10% 이상 늘어난 선사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항만시설 이용료 감면을 연장해 주기로 했다.

수출입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민·관 합동 수출입 물류 종합대응센터'도 3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