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게임장, 가족 중심 '복합문화시설'로 확 바뀐다

2020-12-01 17:30
게임산업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
인형뽑기 등 경품 가격 5000원→1만원 인상 '현실화'

길거리 게임장(아케이드 게임시설)이 가족 중심의 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할 길이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의 면적 비율을 50%에서 20%로 조정하는 안이 담긴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이 1일부터 공포·시행된다고 밝혔다. 

기존 게임산업법은 복합유통게임제공업을 하려면 전체 영업 면적에서 PC방 또는 청소년게임제공업의 면적 비율이 50%를 넘어야 했다.

이에 그간 게임과 음식, 쇼핑 등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의 성격을 가진 게임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업계로부터 제기돼왔다.

문체부는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으로 가족 친화적인 복합문화공간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인형뽑기와 같은 청소년게임제공업의 전체이용가 게임물의 경품 가격도 5000원에서 1만원으로 상향됐다. 기존의 5000원은 2007년에 결정된 가격으로, 현시점에선 소위 ‘짝퉁’ 경품들이 제공되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문체부는 이번 경품 규정 완화로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경품의 종류가 기존의 문구류, 완구류, 스포츠용품류 및 문화상품류에 생활용품류까지 추가돼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케이드게임은 PC와 모바일게임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미국 컨설팅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사업전략 분석기법 ‘BCG 매트릭스’를 통해 국내 게임산업 성숙도를 분석한 결과, PC온라인게임 시장은 성숙기, 모바일게임 시장은 성장기, 콘솔과 아케이드게임 시장은 도입기로 나타났다.

해외 게임시장에선 아케이드게임 시장의 비중이 18%에 달한다. 아케이드게임 시설이 가족형 게임 문화 시설(FEC)로 성장하면서다. 일례로 미국의 오락실 체인 ‘데이브앤버스터’는 아케이드게임 시설 운영뿐만 아니라 식·음료, 주류 사업을 추가해 수익모델을 다변화했다.

그러나 한국에선 2005년 성인용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의 불법성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정부는 각종 규제를 도입하고 단속을 강화했고, 이후 국내 아케이드게임 업계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문체부는 이번 조치로 불법 사행성 게임을 근절하고, 복합문화시설의 확대로 국내 아케이드게임 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오영우 문체부 1차관은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참석해 “아케이드게임도 가족중심 게임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행성 논란에서 벗어나 잠재적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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