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하라 아베?] ②아베의 선택은 정치복귀?...'스가 밀어내고 3차 집권하나'

2020-11-30 06:00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난 9월 지병인 대장염 재발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임한 이후 오히려 활발한 정치 활동을 벌이는 가운데 '아베의 3차 집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번 '벚꽃을 보는 모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로 위기를 맞았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이를 돌파하기 위해 결국 '정계 복귀'를 선택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내놓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현 일본 총리.[사진=AP·연합뉴스]


마이니치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지난 24일 본격화한 일본 도쿄지방검찰 특수부의 수사로 아베 전 총리의 정치 행보가 제한된 것에 아쉬움을 표하는 일부 자민당 의원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언론은 특히 아베가 속해있는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에 비상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임 이후 그간 호소다파는 총리직 수행을 이유로 계파를 탈퇴했던 아베의 원대 복귀를 고대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스가 요시히데 내각에서 '니카이파'가 정국 주도권을 쥐고 있다.

총리에 이어 당내 권력 순위 2위인 당 간사직을 맡고 있는 원로 정치인인 파벌 수장 니카이 도시히로가 지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스가 현 총리에게 유리한 선출 방식을 결정하도록 밀어붙이면서, 스가 내각의 개국공신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호소다파는 최대 의원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계파 수장인 아베가 공식적으론 정치를 은퇴한 상황이기까지 해 정국 주도권 경쟁에서 힘을 쓰고 있지 못하다.

이에 호소다파의 한 간부는 마이니치신문에서 "호소다파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는 인물은 아베 전 총리밖에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면서 "그의 지시라면 전원이 따른다"고 밝혀 아베의 복귀를 염원하는 호소다파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진전이 빠른 데다가 아베 전 총리 측의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장 빠른 시일 안의 복귀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호소다파 중진의원 한명은 요미우리신문에서 "3번째 총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베 전 총리가 앞으로 한동안 파벌에 돌아올 수 없게 됐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호소다파는 내년 9월 중의원 임기가 끝나면서 일본 정국이 다시 선거 시즌에 돌입하는 상황을 틈타, '선거의 제왕' 아베 전 총리를 자민당 총재 선거에 후보로 내 세번째 집권 가능성을 엿보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9월 취임한 스가 총리의 지지율이 빠르게 급락하는 상황에선 내년 1월 중의원 조기 해산 정국을 셈법에 포함하기도 했다.

지난 9월13일 퇴임한 아베 총리는 사흘 만인 같은 달 19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데 이어, 지난달 19일에도 한 달만에 재참배하기도 했다.

당시 아베 전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의 가을 큰 제사인 추계예대제에 맞춰 야스쿠니를 방문했다고 밝혔지만, 스가 총리와 내각 관료들은 '신임총리의 외교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례적으로 일절 참배를 자제했던 터라 미묘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과거 일본이 패전한 태평양전쟁(1941년12월~1945년8월)을 주도한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어, 참배 행위가 주변 전쟁 피해국에는 외교적인 반발을 불러오는 한편 국내 정치적으론 우파 세력의 지지세 결집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후 이달 11일에는 자민당 의원들이 구성한 '포스트 코로나 경제 정책을 생각하는 의원 연맹'의 회장으로 취임하며 본격적인 외부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 모임은 기존 야마모토 고조 전 지방창생담당상이 이끌던 아베 전 총리의 지지 단체인 '아베노믹스를 성공시키는 모임'의 이름을 바꾸고 아베를 회장 자리에 추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베 전 총리는 자신의 총리 재임 중 사실상 휴면 상태에 있던 보수·우파 의원 모임인 '창생 일본'도 조만간 재개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마이니치신문은 사임 2개월 만에 공개석상 활동을 재개한 아베 총리를 두고 주변에서 벌써 3번째 총리 등판을 기대한다는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전날 밤 자민당의 노다 세이코 간사장 대행과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 등 1993년 중의원 당선 동기들과 도쿄도 내 초밥집에서 만찬을 하면서 "나라면 내년 1월 중의원을 해산하겠다"라는 농담도 던진 것으로 알려져 이와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다만, 28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내년 1월 중의원(하원) 해산을 통한 조기 총선 카드를 사실상 배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6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스가 총리가 정국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이르면 내년 1월 정기국회 초반에 중의원을 해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 안팎에서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스가 총리는 최근 코로나19가 일본에서 급속한 확산세를 보이는 와중에 조기 총선 국면으로 가는 것이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스가 총리는 당장의 감염 확산세를 억제하고 이번 임시국회가 폐회하는 내달 5일을 전후해 기자회견을 열어 경제 살리기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19일 퇴임 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사진=아베 신조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