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트럼프와 통화 "조기 회담 논의"…日언론 "아베 부재 속 외교 시험대"
2024-11-07 13:25
이시바 "트럼프 친근한 느낌, 진솔한 이야기 가능한 인상"
日언론, 트럼프 정권이 안보・경제 압박 예상
日언론, 트럼프 정권이 안보・경제 압박 예상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7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양 정상 간 조기 회담을 조율하는 한편 미일동맹을 ‘더 높은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날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 후 기자단에게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전화 회담은 약 5분간 진행됐다. 이시바 총리는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자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호소가 많은 국민의 동의를 얻은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일대일로 대화 한 것은 처음이라 밝히며 트럼프 당선인의 인상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면 매우 친근한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앞으로 말을 꾸미지 않고 진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첫 회담 일정을 묻는 질문에는 “조율 중”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는 이시바 총리가 18~19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지역 정상회의(G20)에 참석한 이후 미일 양 정상 간 회담을 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사히는 “이르면 이달 중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주일미군 주둔 비용 부담과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시바 총리는 이번 전화 회담에서 관련 내용은 거론되지 않았다면서 “금액 뿐만 아니라 장비, 운용 등 다양한 관점에서 미일동맹의 강화를 적극적으로 논의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본 언론들은 입을 모아 트럼프 당선인이 일본의 안보 및 경제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 예측했다. 또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을 언급하며 ‘아베 부재’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미일 간 관계 구축을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정권이 아베 정권과는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고 언급하면서 “일본이 주장할 것은 주장하면서 동맹 관계 유지와 강화를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짚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하면서 이시바 총리가 외교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약한 정치 기반이 외교력 저하로 이어질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산케이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일본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며 “해외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일본에서도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이 타격을 입어 경제에 혼란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