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기업 자금 수혈 받고 또 생명줄 연장한 中 헝다

2020-11-23 15:07
1300억 위안 투자금 중 1257억 위안 규모 보통주로 전환
부동산 서비스 부문 홍콩 상장 추진하면서 부채상환 우려 덜어
다만 장기 자금력 의구심 여전해... "위태로운 연명"

[사진=진룽제 캡쳐]

중국 헝다그룹이 또 다시 생명줄을 연장했다. 부채 상환압박에 시달리던 헝다를 위해 투자자들과 지방정부가 나서 자금수혈에 나서면서다.

23일 중국 진룽제 등 매체에 따르면 전날 헝다그룹은 산하 헝다부동산(헝다디찬, 恒大地産)의 전략적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1300억 위안(약22조519억원) 규모의 헝다 전략적 투자금 중 1257억 위안을 보통주로 전환하는데 합의가 완료 됐다고 발표했다. 이중 863억 위안은 이미 지난달 계약 체결을 완료했고, 394억 위안은 최근 계약이 추가로 체결된 것이다. 

이 394억 위안 중 200억 위안은 선전시 소재 안쥐그룹(安居集團)이 보유하고 있으며 100억 위안은 광저우시투자유한공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외 94억 위안은 기타전략적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안쥐그롭과 광저우투자그룹이 모두 국유기업이라는 것이다. 특히 안쥐그룹은 선전시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선전시 국유기업이다. 사실상 지방정부가 나서서 헝다그룹을 구제한 셈이다.

게다가 이날 헝다부동산의 지분을 보유한 산둥고속이 공고를 통해 헝다부동산 지분 1.17%를 50억 위안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인수한 회사도 안쥐그룹이다. 안쥐그룹은 지난 20일 이미 15억 위안 대금 일부를 지불했으며, 향후 1년 내에 남은 금액을 두번에 거쳐 각각 15억 위안, 20억 위안씩 지불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1257억 위안 규모 보통주 전환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헝다에 동아줄이 됐다고 설명한다. 보도에 따르면 헝다그룹이 내년 1월까지 상환해야할 부채 원리금은 약 1437억 위안으로 알려졌었는데, 이 중 일부를 해결한 것이다.

헝다그룹 산하 부동산 서비스 업체 헝다우예(恒大物業)의 상장 소식도 자금 압박에 시달리던 헝다에 희소식이 됐다.

헝다우예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모두 157억9500만 홍콩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발행하는 주식은 모두 16억2000만주로, 이중 절반은 신주, 나머지 절반은 기존 주식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헝다그룹은 단기적으로나마 부채 상환 부담을 덜게 됐다.

그러나 헝다그룹의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헝다그룹이 이미 대규모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헝다그룹의 공식적인 부채는 약 4500억 위안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기준 자산부채비율은 779.%, 순부채비율은 159.3%다. 이는 업계에서 매우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올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금난에 직면해 4차례에 걸쳐 달러 표시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헝다는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을 조달하고, 홍콩에 부동산 서비스 사업부를 상장하며,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고 있다”며 “그러나 회사의 장기 자금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