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주가 부양책 불구 '헝다 청산 명령'에 하락
2024-01-29 17:57
'부동산 위기 상징' 헝다 청산 판결에 시장 충격 우려
이날부터 주식 대여 전면 금지..."증시 안정 목적"
이날부터 주식 대여 전면 금지..."증시 안정 목적"
29일 중국 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당국의 주가 부양책으로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전 중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그룹이 파산 국면을 맞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하락세로 돌아섰고,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26.87포인트(0.92%) 하락한 2883.36, 선전성분지수는 180.57포인트(2.06%) 내린 8581.76으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29.86포인트(0.90%), 58.67포인트(3.49%) 밀린 3303.96, 1623.81에 마감했다.
외국인도 ‘팔자’로 돌아섰다. 이날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 빠져나간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5억92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9억3600만 위안의 순매수를 보였지만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15억2800만 위안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홍콩 고등법원은 이날 헝다에 대한 최종 심리에서 “헝다그룹의 채무 구조조정 계획에 진척이 없고,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며 청산 판결을 내렸다. 헝다는 3000억 달러(약 400조원)라는 천문학적 부채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2021년 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이후 촉발된 중국 부동산 유동성 위기로 50곳 이상의 부동산 기업들이 줄줄이 디폴트를 선언하는 등 헝다는 중국 부동산 위기의 상징이 됐다. 이에 헝다그룹 청산 판결이 중국 부동산 시장에 충격을 가져다줄 것으로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다만 중국 본토 법원이 홍콩의 청산 명령을 받아들일지 불확실한 데다 받아들인다고 해도 중국의 불투명한 법체계로 인해 실제 청산 명령을 집행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또한 헝다가 청산 명령에 항소할 가능성도 크다. 한편 헝다그룹의 청산 결정 소식에 홍콩거래소에서 헝다그룹을 비롯해 헝다자동차, 헝다물업 등 주식은 장중 거래가 중단됐다.
증감회는 지난 금요일(26일) ‘2024 시스템 공작회의’를 열고 시가총액을 국유기업의 평가시스템에 포함시킨다고 발표하는 등 관련 정책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국유기업이 주가 관리를 위해 자사주 매입, 배당금 지급 등 투자자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날 홍콩 증시는 주가 부양책이 헝다그룹 파산으로 인한 충격을 상쇄하면서 상승 마감했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0.86% 오른 1만6089.32로 장을 닫았다. 중국헝다(03333)는 20.87%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