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윤석열 대선 지지도가 반토막?

2020-11-16 09:20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차량을 타고 외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1위를 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정치권이 들썩였다. 쿠키뉴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 지난 11일 발표된 이 조사에서 윤 총장은 24.7%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2%로 2위, 이재명 경기지사가 18.4%로 3위였다.

그런데 다음날인 12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윤 총장은 11%를 기록, 19%를 기록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언론을 이를 두고 윤 총장의 대선 지지도가 ‘반토막’ 났다는 보도를 내놨다.

① 정말 윤 총장의 지지도는 반토막이 났을까?

사실과 전혀 다르다. 서로 다르게 설계된 여론조사 결과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한길리서치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지난 7~9일 조사했다. 조사 방법은 유선 전화면접 23%, 무선 ARS 77%였다. 응답률은 3.8%다. 한국갤럽은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지난 10~12일 조사했다. 조사 방법은 전화조사원 인터뷰다. 응답률은 17%를 기록했다. 게다가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는 미리 주어진 보기에 번호를 눌러 답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한국갤럽은 전화조사원이 물어보면 자유롭게 대답하는 방식을 택했다. 설계가 전혀 다르게 된 여론조사 결과로 ‘반토막’이 났다고 표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② 윤 총장의 대선 후보 지지도가 1위라는 것은 맞나?

한길리서치는 범여권 대선 주자와 범야권의 대선 주자 지지도를 따로 물은 뒤 여야 전체 대선 주자 지지도를 묻는 방식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인사들이 배제됐다. 한길리서치는 심상정 안철수 윤석열 이낙연 이재명 홍준표 등 6명의 인물을 제시했는데, 이 중 국민의힘 소속은 한 명도 없다. 범야권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9.0%를 기록해 2위로 나타났는데 문항에서 배제됐다. 야권의 주요 주자들이 배제되면서 윤 총장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신뢰하기는 어려운 결과란 얘기다.

한국갤럽의 경우 자유응답 방식이기 때문에 ‘쏠림’ 현상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한국갤럽은 보기를 제시하지 않고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다음번 대통령감으로는 누가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먼저 물은 뒤 답하지 않을 경우 ‘그럼, 조금이라도 마음이 가는 인물은 누구입니까?’라고 묻는다. 이번 조사에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는 19%로 공동 1위를 기록했고, 윤 총장이 11%로 3위에 올랐다. 특기할 만한 점은 한길리서치의 조사에서 ‘없다’, ‘잘모름/무응답’은 각각 12.9%, 4.3%로 17.2%다. 반면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없음/응답거절’은 42%로 2배 더 높게 나타났다.

③ 그렇다면 여론조사 결과는 어떻게 읽어야 하나?

여론조사 여러 개를 혼용해서 볼 게 아니라 ‘흐름’을 봐야 한다. 윤 총장의 경우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갤럽의 조사를 보면 윤 총장의 지지도는 지난달 13~15일 조사에서 3%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달 조사에선 11%로 올랐다. 8%p, 약 3배 넘게 상승한 수치다. 지난 국정감사 발언 이후 유의미한 증가가 있었다는 점이 확인된다.

한길리서치 조사도 마찬가지다. 한길리서치는 지난달 10~13일 조사에서는 여야 전체 대선 주자 지지도를 묻지 않았다. 범여권‧범야권 대선주자 지지도만 따로 물었는데, 당시 윤 총장은 범야권 조사에서 11.4%로 나타났다. 이번 범야권 조사에서 윤 총장은 22.6%를 기록,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기사에서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여론조사 기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