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 "국내 금융사, 고위험 해외부동산 위험노출액 최대 46조원"

2020-11-08 15:12

국내 금융회사들의 고위험 해외부동산 위험 노출액이 최대 46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가 집중돼 사태 장기화 시 위험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기 간행물 '금융브리프'에 실린 '국내 금융회사의 고위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와 리스크'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의 고위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를 42조~46조원으로 추산했다. 이 중 증권·보험사가 11조3000억∼16조원, 자산운용사가 30조4000억원이다.

익스포저는 모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금액을 뜻한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대형 증권·보험사 18개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 자산운용사의 해외부동산 공모형 펀드 위험등급 1등급 비중을 토대로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를 추정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2016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증권사와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급증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금융연구원이 인용한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보험사의 해외부동산 투자 가운데 호텔, 리조트 등 상업용 부동산의 비중은 80%를 웃돈다.

박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미국, 유럽 등의 부동산 가격이 이미 상당히 오른 2016년 이후 집중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손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이들의 투자 대부분이 부동산 소유 주체와 직접적인 대차 관계를 맺지 않아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권리행사에 애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익스포저 중 대부분이 변제 순위가 낮은 지분투자나 메자닌(Mezzanine) 대출로 구성돼 유사시 투자 자금 회수 가능성이 더 줄어든다"며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가 집중됨에 따라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손실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