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전망대] 바이든 당선으로 弱달러 예고

2020-11-08 19:00
경기부양 공약에 달러 공급 증가 예상
위험자산 선호로 원화 가치 강세 전망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이번 주 외환시장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갈릴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달러 약세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흐름에 대해선 ‘추가 하락’과 ‘보합’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주 환율은 이 같은 분위기를 일정 부분 선반영했다. 바이든 당선자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율은 크게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 금요일 환율 마감가는 전일 대비 7.8원 내린 1120.4원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3월 4일(1124.9원)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바이든의 당선은 위험자산(원화) 선호 심리를 키우는 요인이 된다. 앞서 바이든 당선자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달러 공급을 늘린다는 뜻이고,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로 직결된다. 대중(對中) 관세 인상 가능성도 낮아져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보탠다. 이번 결과로 당분간 위안화를 포함한 아시아·신흥국 통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주에는 낙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으로) 트럼프 시대의 세계경제 불협화음은 상당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머징(신흥국) 경제에 유리한 구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민주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블루 웨이브'에 실패한 점은 변수다. 만약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이른 시일 내에 나올 가능성이 컸다. 이는 환율을 1100원대까지 끌어내릴 가장 확실한 요인이다. 그러나 현실로 이어지지 못한 만큼, 환율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소송에 따른 전개 상황도 변수다. 이미 트럼프는 4일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지역 개표 중단과 재검표 요구 소송을 주대법원에 제출했다. 이는 당선인 확정을 지연시키며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각에선 달러화의 하락 가능분이 이미 시장에 모두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이지만 바이든의 영향이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하락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1100원 선 아래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는 대체로 완만한 상승 곡선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 관련 재료들이 우호적인 데다 11일 예정된 중국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광군제’도 긍정 요인이다.

달러 대비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우호적인 대목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현 수준에서 추가 하락했던 과거 세번의 사례 가운데 두번은 (코스피가) 1년간 약 40% 상승했고, 다른 한번은 약 15% 상승했다”며 “원화의 추가 강세가 가능하다면 증시 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