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더를 찾아⑰] 신한금융투자 구원투수 등판한 '자본시장 베테랑' 이영창 사장
2020-11-06 08:00
"고객중심 원칙 아래 조직과 제도, 문화 등 상품과 관련된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
'라임 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손실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신한금융투자는 '자본시장 베테랑'으로 꼽히는 이영창 사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쇄신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소방수' 낙점된 자본시장 베테랑
이 사장은 지난 3월부터 신한금융투자를 이끌고 있다. 전임 사장이 라임 사태 등의 책임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신한지주는 사태를 수습할 '소방수'로 이 사장을 선임했다. 27년간 주식 중개와 운용, 투자은행(IB)을 비롯해 기획과 관리 업무까지 폭넓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조직 재편과 안정 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
1961년생인 이 사장은 영훈고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IB사업부 PI본부 상무, 기획본부장 겸 경영지원본부장, 홀세일사업부 전무, WM사업부문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라임 사태와 독일 헤리티지 DLS 사태 모두 금융 상품 선정 및 판매 등과 관련한 문제인 만큼 이 사장은 이들 과정을 전면 개편했다.
상품 선정 단계에서는 출시 여부를 결정하는 의사 결정 기구인 상품전략위원회와 협의체인 금융소비자보호협의회에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를 비롯해 금융소비자보호센터 책임자 및 실무자를 합류시켰다. 이는 상품 출시 전부터 소비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판매 상품을 확정하는 상품출시위원회에서 의결된 상품이어도 CCO가 최종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했다.
출시 상품에 대한 검증도 한층 강화했다. CCO 산하 금융소비자보호센터와 상품 제조 및 영업담당 부서장이 참여하는 상품출시협의체에서 소비자 영향 분석에 대한 결과를 합의하도록 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투자 위험 요인과 상품 구조 복잡성, 고객에게 불리한 조건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무조건 고객의 입장에서 재무 컨설팅에 집중하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업무 중단·업무 축소 '메스'
상품 선정 및 판매 관련 시스템을 개편하기에 앞서 이 사장이 가장 먼저 나선 일은 라임 사태 수습을 위한 조직 정비였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과감하게 문제가 발생한 부서에 책임을 물어 신탁부의 신규 업무를 중단하고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사업무의 업무 영역을 축소시켰다.
또 업무 모든 분야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시스템화해 관리할 운영 리스크 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로 계획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올해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서는 상품 공급 부서를 IPS(Investment Products&Services)본부에만 편제해 상품 공급 체계를 일원화하고 상품 감리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업계 최초로 상품심사감리부를 출범시켜 출시 예정 상품과 자산운용사 심사 기능을 부여했고 상품 사후 관리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더불어 헤지펀드운용부와 신탁부, 랩운용부를 IPS본부로 편제해 IPS본부가 펀드, 신탁, 랩어카운트 등 주요 금융 상품 공급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전문성 강화하면 고객 신뢰도 확보"…내부 인재 역량 강화 '속도'
이 사장이 내부 조직 안정화와 시스템 개편뿐만 아니라 공을 들이는 분야 중 하나는 직원 전문성 강화다. 전문성 강화를 통해 고객 수익이 증가하면 고객의 신뢰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직원들이 해당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학습 시스템과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코딩 교육이다. 코딩 교육은 임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것으로 코딩 기초부터 현업 개발자를 위한 다양한 과정 교육을 진행해 업무 전반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