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독감 백신 포기하면 돌연사 위험…심근경색·뇌졸중 발생↑"

2020-11-04 08:44
대한의학회지에 '독감 예방접종 강조' 칼럼 연이어 실려

보건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둘러싼 국민 불안이 가시지 않자 의료계가 대응에 나섰다. 의료계는 본격적인 독감 유행을 앞두고 예방접종을 포기하면 고위험군은 돌연사할 수 있다며 경계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 무료독감주사 접종장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학회지(JKMS)는 최근 두 차례 연속으로 '오피니언' 코너에 독감 백신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취지의 기고문을 실었다. JKMS는 의료계 사안에 대한 전문가 기고문을 받아 오피니언 코너에 공개하고 있다.

올해 독감백신 상온 노출, 백색 입자 발견에 이어 예방접종 후 사망 사례 등이 발생하면서 국민 불안이 치솟고 백신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전문가들이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 나선 것이다.

배장환 충북대학교 심장내과 교수는 지난 2일 자 JKMS 기고문에서 "독감 예방접종은 독감으로 인한 입원뿐만 아니라 심부전,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입원도 줄인다"며 "예방접종의 포기는 독감의 발생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이에 연관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을 높여 이차적인 돌연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배 교수는 독감 예방접종 후 보고된 사망 사례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교실 교수 역시 비슷한 의견을 JKMS 오피니언 코너에 게재했다.

정 교수는 "백신 접종과 접종 후 사망에 대한 상관관계의 성급한 추정은 논리적 결함을 내포한다"며 "대중의 우려는 백신의 부작용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이지만,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사망자가 사망하기 전 백신을 접종한 사례로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학조사 결과만으로도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는 낮은 것으로 추론하는 게 타당하다"며 "독감백신에 대한 우려는 유통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와 이로 인한 불신에서 비롯됐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과도한 언론의 관심이 상황을 극단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