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망 중립성 잘못 이해" vs 넷플릭스 "책임 전가"
2020-10-30 18:00
망 사용료 소송 첫 재판 변론
미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 사용료 소송이 30일 본격화했다.
서울중앙지법 제20민사부(부장판사 김형석)는 이날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망 사용료 소송(채무부존재 확인의 소)의 첫 변론을 진행했다. 넷플릭스(원고)가 트래픽과 관련 망의 운용·증설·이용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거나 협상할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사업자(CP)가 별도의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고, 전송료는 지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피고)는 망 사용료에는 접속료와 전송료가 모두 포함돼 넷플릭스가 이를 지급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는 “접속료는 지급하되 전송료는 지급하지 않는 것이 인터넷의 기본 원칙”이라며 “어느 국가에서도 정부나 법원이 전송료 지급을 강제한 경우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원고가 망 중립성의 원칙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ISP로서 이용자에게 이용료를 받고, CP에 망 사용료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최근 미국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에서도 ISP는 CP로부터 정상적인 이용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판례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해당 판례는 다음 변론기일에 제출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원고에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원고에 따르면 망 중립성이란 합법적인 트래픽을 차단하거나 우선 처리하는 등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원칙"이라며 "이런 원칙과 망 이용 대가가 무료라는 주장 간의 상관관계를 서면으로 정리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망 이용 대가 협상을 중재해 달라는 SK브로드밴드의 재정신청 이후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소송으로 비화하게 됐다. 당시 SK브로드밴드의 재정신청은 국내 ISP가 해외 CP를 상대로 한 첫 사례였다. SK브로드밴드는 반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