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기업을 지켜라] ② "창업 후 생존율 높이는 지원 정책 필요"

2020-10-28 08:00
"산업별 특성 고려해 신생률 낮출 필요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생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쟁을 촉진하며 경제 활력을 높인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기업신생률이 높은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소멸률도 신생률 못지 않게 높으며, 신생기업의 생존율이 낮은 점은 경제 활력에 오히려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

박충렬 입법처 경제산업조사실 산업자원팀 입법조사관은 "경쟁력 있는 신생기업이 활발하게 시장에 진출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계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기업생태계가 형성돼 있다면 긍정적이지만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신생기업이 살아남지 못하고 단기간에 사라지는 생태계라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의 기업 신생률과 소멸률이 모두 높으며, 신생기업의 생존율은 유럽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즉 신생기업이 한계기업을 퇴출시키는 게 아니라 경쟁력이 없는 신생기업이 창업 후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지는 생태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한국처럼 신생률과 소멸률이 모두 높은 영국의 경우 생존율은 한국보다 높다. 1년 생존율은 91.2%로 네덜란드에 이어 2위이며, 5년 생존율도 42.5%로 집계됐다. 한국과는 달리 새로운 기업이 한계기업을 퇴출시키는 구조로 해석할 수 있다.

박 조사관은 "빈번한 폐업은 경제 활력을 저해한다"며 "따라서 창업촉진보다는 창업 후 안정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별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5년 생존율을 기준으로 '금융 및 보험업'은 17.8%, 숙박 및 음식점업은 19.1%를 기록하며 평균을 하회했다. 반면 '전기, 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의 생존율은 76.1%로 예외적으로 높다.

생존율이 특히 낮은 금융 및 보험업, 숙박 및 음식점업과 같은 업종은 기업 신생률을 낮출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생계형 창업을 최소화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 조사관은 "중장기적 과제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방안과 취업을 통해 생계형 창업으로 기대할 수 있는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