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효과 '절반' 아래도 승인'...절박한 EU "내년 1분기 광범위 접종 목표"

2020-10-26 18:21
명목상 美FDA보다 급진적 조건..."미국보다 빠른 승인 장담할 순 없어"
백신에 대한 신뢰성 떨어뜨려 VS 독감 백신도 효과 50% 미만, 문제 無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서두르고 있다. 임상시험에서 절반의 효능만 보여도 출시를 승인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유럽 대륙의 재유행 상황이 지난 3월 1차 유행 규모를 넘어 최악으로 치달으며 절박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시험을 위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의 의약당국인 유럽의약청(EMA)이 접종자 효과 비율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백신도 조건부로 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전했다.

매체는 "EMA는 임상시험 결과 백신 접종의 이득이 위험보다 크다는 사실만 확인하면 바로 승인할 것"이라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와 유사한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의약당국이 제약사가 출시 후에도 백신의 부작용이나 안전 문제를 계속 추적한다는 조건으로 백신 접종을 먼저 승인하는 방식이다.

다만, EMA가 밝힌 조건인 접종 효과 비율 50% 미만은 미국 FDA가 적용할 예정인 승인 기준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WSJ는 "EU 관계자들 사이에서 적어도 하나의 백신이 내년 1분기까진 광범위하게 이용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위기가 퍼져있다"면서도 "반드시 EMA가 FDA보다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것이란 보장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특정 약품에 대한 양 기관의 승인 여부가 종종 갈렸을 만큼 EMA와 FDA의 접근 방식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EMA가 밝힌 기준은 EU 안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예방 효과가 낮은 백신을 승인할 경우 백신에 대한 대중들의 과학적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독감 예방접종과 같이 이미 상용화한 백신도 50% 미만의 접종효과를 나타내기도 하기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