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70대, 독감백신 맞고 이튿날 사망…“인과관계 확인은 아직” (종합)

2020-10-20 17:28

만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사업이 시작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강남지부를 찾은 시민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인천에 사는 10대 청소년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한 지 하루만인 20일 전북 고창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70대가 숨진 채 발견돼 보건당국이 인과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5분께 고창군 상하면 한 주택에서 A(78)씨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날 오전 8시 30분경 동네 한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인 것으로 파악됐다.

도 관계자는 “사망한 A씨는 생전 혈압약을 복용하는 등 몇몇 지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A씨 사망과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며 구체적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사안을 질병관리청에 보고하고 다른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9일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독감 백신 접종의 이상 반응 중 사망 사례가 1건 보고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4일 인천 지역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17세(남) 청소년이 16일 오전 사망했다. 해당 청소년은 접종 전후 특이사항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인 가운데 아직은 접종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 본부장은 “사실상 백신 접종 이후 첫 사망사례인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예방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이라고 인과과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인한 중증 이상반응인 경우 대부분 백신 접종 직후에 일어나거나 사망이 아닌 다른 임상 소견으로 발생한다”며 “예방접종 후 특별한 특이사항이 없었고 일정 시간이 지난 이후 사망으로 확인된 상황이어서 현재 부검을 통한 사망 원인 규명이 먼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청소년이 접종했던 백신은 13~18세 대상으로 정부가 공급했던 국가조달물량으로 신성약품이 유통했던 물량이다. 다만 백색입자가 형성됐던 백신이나 유통과정에서 상온노출 의심이 돼 수거된 백신 물량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방대본에 따르면 올해 독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 신고는 지난 18일 기준 모두 353건이다. 신고된 이상반응 내용은 유료 접종자가 124건, 무료 접종자가 229건이다. 국소 반응 사례가 98건, 알레르기 사례가 99건, 발열 사례가 79건, 신경계(열성경련 등) 사례가 7건, 기타 사례가 69건이며, 사망 사례가 1건이다.

현재 국가예방접종 대상자인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66.5%가 접종을 마쳤고, 임신부는 32.2%가 끝났다. 만 13~18세는 44.1%가 접종을 마쳤다. 유·무료 접종을 모두 포함한 비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