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 찍은 대출금리] '빚투' '영끌' 투자자 한숨...변동금리 비율높아 상환부담 커져

2020-10-19 08:00
10명 중 7명 변동금리...은행들 '차주 리스크'에 촉각

[사진=연합뉴스]


대출금리가 반등하며 '빚투' '영끌' 투자자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당수가 변동금리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이들의 빚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다. 현재 대출자 10명 중 7명이 변동금리를 이용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신규취급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자 비중은 지난 8월 기준 67.1%다. 이 비중은 지난 1월 49.9%로 고정금리 차주 비중보다 낮았으나, 6월에 69.9%까지 올랐고, 7월(69.4%)과 8월에도 높은 비중을 보였다.

앞으로 대출금리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대출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이는 한은이 지난 3월과 5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연 1.25→0.50%) 인하하며, 대출금리도 크게 떨어진 데 따른 영향이다.

그러나 시중금리가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대출금리 역시 상승 전환하면서 변동금리 이용자들은 빚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영끌' '빚투' 투자자들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주택대출이나 잇따른 공모주 청약으로 받아 간 신용대출 증가세가 지속된 가운데, 이들 역시 변동금리로 돈을 빌려 갔을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전월 대비 6조7000억원 급증하며 8월(6조1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올해 주담대 잔액 증가액은 이미 지난해 증가분을 넘어섰다.

신용대출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 신용대출은 전월보다 소폭 축소됐으나 9월 기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고, 증권사에서 빌리는 신용거래융자는 매달 최대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올해 초 9조원 수준이었지만, 지난 15일 기준 17조3246억원을 나타냈다.

은행권은 변동금리 차주들에 대한 리스크 상승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과거와 달리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으로밖에 취급이 안돼 금리가 조금이라도 상향 조정되면 차주의 빚 부담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며 "신용대출의 경우 일시상환으로 받아 갔더라도 당국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선 이후 대출연장이 안되는 등 불이익이 현실화할 경우 차주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