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머니무브 가속화] 주담대 이어 예적금도 몰리네…인뱅 수신 잔액 20조 늘었다

2024-04-15 18:00
기본금리에 우대금리 혜택까지 더해져
대환대출 인프라 기반 대출 주도권도

[사진=아주경제DB]

지난해 인터넷은행 예·적금 규모가 20조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시중은행보다 우대금리 혜택이 주어지는 인뱅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출 부문에서도 금리가 낮은 인뱅이 주도권을 움켜쥐며 '인뱅 전성시대' 기류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뱅 3사(카카오뱅크, 케이벵크, 토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수신 잔액은 89조92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조9665억원 늘어난 수치다. 각사별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수신 잔액이 47조14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조870억원 늘며 증가 폭이 가장 컸으며, 케이뱅크는 19조676억원으로 4조4622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는 23조714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조4173억원 증가했다.   

금융권은 안전자산인 예·적금으로 자금이 몰린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한때 4%대까지 웃돌았지만 점차 인뱅 금리와 큰 차이가 없어지자 같은 조건에 추가 혜택을 얹어주는 인뱅으로 자금 이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는 기준금리(3.5%)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인뱅 상품들은 여기에 추가 우대금리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카뱅의 '26주 적금' 기본금리는 연 3%로 26주간 자동이체를 통해 적금을 납입하면 우대금리 3%포인트를 적용해준다. 목표기간인 26주간 적금에 성공하면 최종적으로 연 6% 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금융권에선 올 들어 시중은행권에서 자금 이탈이 심화돼 인뱅으로 자금이 더 많이 유입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73조3761억원으로 전월보다 12조8740억원 줄었다. 정기적금 잔액은 31조3727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8478억원 감소했다. 한 달 새 정기 예·적금에서만 14조7218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인터넷은행은 최근 전통 은행권과의 대환대출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어 올해 인뱅에 대한 머니무브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앞서 김희곤 국민의미래 의원실은 최근 대환대출 실적 현황을 발표했는데 주택담보대출 2975건, 5722억원이 인뱅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환승 수치는 1822건, 3212억원에 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뱅은 영업점과 영업 인력 없이 비대면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같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한다고 해도 예·적금 금리 경쟁력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당국이 추후 대환대출 인프라를 아파트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잔금 대출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인뱅 머니무브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