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법인 중 불성실 공시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불성실 공시로 누적 벌점이 1년간 15점을 넘으면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절차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누적 벌점이 높은 기업은 언제든 퇴출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어 투자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5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2일 이에스에이에 대해 가중 벌점 13.8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부과받은 공시위반 제재금 4600만원을 미납한 게 그 이유다. 이에 따라 벌점 16.0점에 가중 벌점이 더해지면서 총 누적벌점은 29.8점으로 늘어나게 됐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DN)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누적벌점이 10점 이상인 코스닥 상장기업은 총 16개사로, 그중 13개사가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기업별로는 럭슬이 누적벌점 46점으로 가장 높다. 유상증자(제3자 배정) 결정 철회 1건, 최대주주 변경 지연공시 2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 해제 지연공시 1건, 소송 등의 판결·결정 지연공시 2건 등이 이유다. 누적벌점이 32점으로 둘째로 많은 에스제이케이는 최대주주 변경 지연공시 1건, 소송 등의 판결·결정 지연공시 2건, 대출원리금 연체사실 발생 지연공시 2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 철회 1건 등이 거래소에 적발됐다.

이외에 한프(29점), 포티스(28점), 경남제약헬스케어(24점), 스타모빌리티(18점), 이매진아시아(18점), 이에스에이(16점) 순으로 누적벌점이 높았다. 이들 기업은 누적벌점 15점 이상으로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된다. 또 포티스(12점), 미래SCI(12점), 아리온(11점), 에스제이케이(11점), 비덴트(11점), 녹원씨엔아이(10.5점), 이원컴포텍(10점), 에이아이비트(10점) 등도 10점 이상의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누적벌점 10점 이상인 기업 중 비덴트, 녹원씨엔아이, 이원컴포텍은 현재 거래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추가벌점이 부과될 경우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심사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2018년 4월 코스닥 상장사가 최근 1년간 누적벌점이 15점 이상인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퇴출규정을 강화한 바 있다. 코스닥의 상장 문턱을 낮추는 대신 불량기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퇴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하지만 이 같은 의지에도 불성실공시 법인의 수는 오히려 늘고 있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및 지정예고를 알린 공시 건수는 197건이다. 작년(190건)과 큰 차이가 없다. 2018년 136건에 비해서는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신규상장법인이 증가한 게 가장 큰 이유”라면서 “여기에 일부 한계 기업들이 자금조달 및 지배구조를 변경하면서 이를 고의 또는 실수로 누락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불성실 공시에 따른 벌점이 높다는 것은 회사에 대한 신뢰성 역시 낮다는 것을 방증한다”면서 “추가벌점에 따라 상장폐지 실질심사 종목으로 분류될 수 있는 만큼 벌점이 높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