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집값 안정’ 메시지에 전문가들 "행복회로 빠져있을 때 아냐"

2020-10-15 08:39
KB국민은행 통계 기준 8·4 대책 이후로도 2% 상승률
"시장 정확히 진단하려면 실제로 사용하는 통계 봐야"

정부가 8·4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는 메시지를 반복하자, 전문가들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상으로는 집값 상승률이 보합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활용하는 민간 조사기관 통계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KB국민은행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2.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2.21%)과 7월(2.26%)에 이은 3개월 연속 2%대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2000만원씩 오르는 폭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자료 = KB국민은행·한국감정원]

하지만 정부는 국가공인 통계기관인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하는 시장 동향을 근거로 지난 8월부터 “집값이 안정됐다“는 메시지를 반복하는 중이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에서는 지난 7월(1.1%) 이후 8월(0.5%)과 9월(0.3%)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는 중이라고 발표했다. 민간 통계와 격차가 계속 벌어진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실제로 시장에서 활용하는 민간 통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시장을 잘못 진단하면 추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을 놓칠 수 있어서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기업의 통계를 공식적으로 쓰는 건 당연하지만, 시장을 정확히 보려면 실제로 사용되는 KB 자료를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뿐 아니라 금융권에서도 주택담보대출 등 업무처리 기준으로 한국감정원 통계가 아니라 KB국민은행 시세를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정부는 감정원 통계 기준으로 (시장) 안정화를 판단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시장 참여적인 관점에서 보면 KB시세를 보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실과 괴리가 있는 지표를 보면서 시장이 안정됐다고 할 게 아니라 시장하고 가까운 통계로 최악을 대비하지 않으면 뒷북 대책을 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