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으로 선임... 그룹 ‘정점’ 섰다

2020-10-14 09:06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에 선임되며 그룹의 정점에 섰다.

그룹 수석부회장에 선임된 지 2년1개월만이자,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이 2000년 현대차그룹 회장에 오른 지 20년만이다. 그룹의 미래차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정 수석부회장의 운신 폭이 더욱 커짐에 따라 혁신도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 선임했다.

와병 중인 정 회장의 경영공백을 채우고, 코로나19 등 악재로 어려움에 빠진 그룹을 본궤도에 올려놓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20년간 수장 자리를 지켰던 정 회장은 명예회장 자리로 물러났다.

1970년생인 정 수석부회장은 휘문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샌프란스시코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99년 현대차 구매실장·영업지원사업부장을 시작으로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부사장),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차그룹 기획총괄본부 사장, 현대모비스 사장 등을 역임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은 오래전부터 예견된 바 있다. 사실상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현대차 부회장에서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해 3월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고 올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르며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 때부터 회장 선임 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의 최고 자리에 오르면서 그가 주도하고 있는 전기차 등 미래차 사업으로 전환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내년을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전용 전기차를 선보이며 친환경차의 판매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수소 분야 리더십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다음 모델을 개발하고 수소전기트럭 양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중국에서의 역성장, 지배구조개편 등 그룹에 난제가 가득한 상황이라 보다 확고한 정 수석부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현대차그룹이 이날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을 단행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