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바지 입은 김세영, 박인비 누르고 메이저 첫 승
2020-10-12 08:26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FR
김세영 박인비에 5년 전 패배 설욕
버디만 7개 더해 총합 14언더파
박인비와 5타 차로 메이저 첫 승
"뛰어넘으려 했다"에 "잘했다"로
김세영 박인비에 5년 전 패배 설욕
버디만 7개 더해 총합 14언더파
박인비와 5타 차로 메이저 첫 승
"뛰어넘으려 했다"에 "잘했다"로
지난 2015년 김세영(27)은 다잡은 메이저 트로피를 놓치고 말았다. 당시 우승자인 박인비(32)에게 5타 차로 밀렸기 때문이다.
5년이 흐른 오늘. 동일한 대회에서 김세영은 박인비를 5타 차로 밀어내고 생애 첫 메이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빨간 바지 마법사'의 성공적인 복수극이었다.
김세영이 드디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이후 횟수로 6년 만이다. 이는 그의 투어 통산 11번째 우승으로 기록됐다.
최종 4라운드 결과 김세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으며 7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2위인 박인비(9언더파 271타)를 5타 차로 누르고 생애 첫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웃코스로 출발한 김세영은 3번홀(파4) 첫 버디를 시작으로 6번홀(파4)과 9번홀(파5) 버디 두 개를 추가했다.
김세영은 이날 티박스에서 평균 278야드를 날렸다. 페어웨이는 잘 지키지 못했다. 14번 중 8번만 올렸다. 그나마 그린은 높은 확률로 적중했다. 18번 중 15번을 안착시켰다. 퍼트 수는 26개로 7타를 줄이는 원동력이 됐다. 벙커에는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첫날 1오버파 71타를 때린 김세영은 둘째 날부터 점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5언더파 65타, 3언더파 67타에 이어 이날 7언더파 63타를 더해 합계 14언더파 266타를 쌓았다.
이날 김세영이 적어낸 63타는 이 대회 18홀 최소타 타이기록(1984년 패티 시한, 1999년 멕 말론, 2017년 켈리 손·손우정)이다. 더불어 72홀 최소타 기록도 세웠다. 종전 기록인 267타(1992년 벳시 킹)를 한 타 차인 266타로 경신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게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세영은 "눈물을 참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겠다. 오랜 기간 동안 메이저 우승이 없었다. 이렇게 우승하게 돼 기쁘다"며 "마지막 라운드가 마지막 라운드가 아닌 것처럼 플레이했다.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15년 이 대회에서 (박)인비 언니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잊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이야기해 주셔서 생각이 났다. 이번에는 그걸 좀 더 극복하자고 생각했었다"며 "(박)인비 언니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이고, 좋아하는 언니로서 대결 구도를 가졌다는 것에 영광스럽다. 앞으로 골프를 치면서 이런 좋은 기회가 더 많아서 서로 멋있는 플레이를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세영은 지난 2015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당시 박인비에게 5타 차로 밀려나며 트로피를 넘겨줘야 했다. 그리고 나서 5년간 메이저 트로피 가뭄에 시달렸다.
5년이 지난 오늘 그는 5타 차로 박인비를 누르고 행복한(?) 복수극을 펼쳤다. 그가 좋아하는 빨간 바지를 입고 말이다. 김세영은 "(박)인비 언니는 당연히 잘 칠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걸 뛰어넘을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더 잘 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인비는 "김세영 선수가 넘볼 수 없을 정도로 잘 쳤다. 메이저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은 플레이를 했다. 우승을 축하하고 오늘 플레이는 메이저 우승자다운 플레이였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