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심정지' 주의…심정지 환자 발생 시 대처법은?

2020-10-03 10:52
119 신고 후 심폐소생술 실시…'빠르고 강하게'
"심폐소생술 숙지, 가족 지킬 수 있는 큰 생명보험"

가족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설·추석 연휴에 유독 심정지(심장마비) 환자가 많고, 사망률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이에 심정지 환자가 발생할 경우 대처법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3일 의학계에 따르면,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이 2012~2016년 전국 응급실을 찾은 '병원 밖 심정지' 13만9741건 중 자살을 제외하고, 내과 질환으로 심정지가 발생한 9만5066명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 결과, 평상시 휴일이나 공휴일보다 명절 연휴 때 유독 심정지 환자가 많고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중 총 43일의 설·추석 연휴가 있었다. 이때 2587명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명절 연휴 하루당 평균 60.2명이 심정지로 쓰러진 셈이다.

이는 같은 조사 기간 중 평일(1243일), 주말(491일), 공휴일(50일)에 발생한 심정지 환자가 하루당 각각 51.2명, 53.3명, 52.1명인 것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다.


 

지난달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에서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명절에는 병원 도착 전 사망률(78.3%)뿐만 아니라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다른 그룹보다 사망률이 높았다. 명절 심정지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을 1로 봤을 때 대조군의 사망률은 평일 0.7, 주말 0.7, 공휴일 0.8 등으로 큰 차이가 나타났다.

명절 연휴 중에서도 연휴 끝자락(연휴 셋째 날)에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명절에 심정지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 △긴 연휴로 인한 병원 접근성의 감소 △명절 스트레스 증가 △과도한 알코올 섭취 △수면, 각성 주기, 신체 활동 등 행동 변화 등을 꼽았다.

 
심정지 환자 발생 시 대처법은?


사람이 쓰러지면 먼저 의식 확인을 통해 심정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의식이 없다면 즉시 가족 중 한 명에게 "119에 전화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한다.

이때 구급 관리센터 대원의 지시에 따라 '의식, 호흡, 심장 박동'을 확인한다. 심정지가 판단되면 대원의 지시에 따라 가슴을 압박하는 심폐 소생술을 실시한다.

가슴 압박을 시작할 때는 먼저 상의를 벗겨야 한다. 눈으로 가슴 압박 위치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가슴의 움직임을 눈으로 보면 정상적으로 호흡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젖꼭지와 젖꼭지 사이의 정중앙(가슴뼈 아랫부분의 2분의 1지점)을 5~6cm 깊이로 누르면, 흉곽 전체로 전해지는 압력에 의해 심장이 눌리게 되고, 마치 심장이 뛸 때처럼 머리(뇌)까지 혈액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손의 두툼한 부분인 손바닥 아랫부분(손목의 끝부분)을 가슴 압박 위치에 올린다. 반대 손은 포개어 깍지를 낀다. 이때 아래에 놓인 손가락은 쭉 펴고, 손바닥 아랫부분만 가슴에 닿게 한다. 양쪽 팔꿈치는 곧게 펴고 환자의 몸과 양팔이 수직이 되도록 몸을 세운다. 무릎은 어깨너비로 벌린다.

정확한 위치와 자세를 잡은 다음에는 '빠르고 강하게' 가슴을 눌러준다. 1분에 100~120번 빠른 속도로, 약 5~6cm 깊이로 강하게 눌러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너무 빠르게 누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가슴이 충분히 이완되지 않으면 심장에 피가 충분히 찰 수 없어 가슴 압박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또한 너무 깊이 누르면 심장 자체가 망가질 수도 있다.


 

[사진=대한심폐소생협회]



원래 '30회 가슴 압박·2회 인공호흡'이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최근 일반인 심폐소생술에서는 '가슴 압박'만 권고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혼자서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가슴 압박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앞에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10초 이내'에 다른 사람과 손을 바꿔가면서 가슴 압박을 지속하면 된다.

박억숭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센터장은 "심장마비 상태에서 아무런 조치들이 없다면, 곧 무수축의 심정지가 발생하게 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며 "심폐소생술의 내용과 방법을 안다는 것은 곧,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큰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한 박 센터장은 "우리나라에서 자동 심장 충격기(AED)는 최근 10년간 약 4만 대가 지하철역,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실 등 공공장소에 설치됐다"며 "심장마비 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자동 심장 충격기(AED) 사용이 꼭 필요하다.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처럼, '자동 심장 충격기(AED)'가 어디에 있는지 반드시 알아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