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시즌 전초전]③ 골프 회원권 명절 주요쟁점…"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020-10-02 07:00
고가·초고가↑· 중저가↓ 中
초저금리 기조 장기간 유지
추석 연휴 이후 중대 분수령
가을 시즌 반등 추이 살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추석은 가을 시즌으로 들어서는 전초전이다. 가을은 스포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한 시즌에 대한 평가를 시작할 수 있는 기점이기도 하다. '잘했고, 못했다'의 윤곽은 잡혀있다. 그러나, 시즌 전체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때가 가장 눈치·지략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큰 변동은 없다. 다만,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한 발버둥이 그 어느 때 보다 크게 느껴질 때다.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는 아직 모른다.

최근 코로나19 수혜로 이슈 몰이를 하던 골프 회원권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올해 에이스회원권거래소의 회원권지수(ACEPI)는 10년여 만에 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섰고, 지난 9월 18일 1020.7포인트로 고점을 찍었으나, 9월 23일 기준으로는 오히려 4.4포인트 하락한 1016.3포인트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약보합 내지는 혼조세인데, 특히 수도권에서 두드러진 양상이고 충청권과 영남권은 강보합, 강원권과 이외 지역은 보합으로 지역별 분위기가 각양각색이다. 이런 혼란 속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는 특징 중 하나는 중저가 종목들의 등락이 이전보다 상당히 가파르다는 것이다.

기존 고점 매물이 출회한 종목들이 조정가격에서 실거래로 소진되고 있는 과정에서 매물 수급에 따라서 금액의 변동 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동안 상승 가도를 달리던 회원권 시세는 어느덧 힘을 다한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소비자들의 달라진 매매 패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수급 상황에 따라 중저가의 시세가 한풀 꺾였지만, 이와 반대로 고가와 초고가권은 여전히 매물이 기근 현상을 보이면서 오히려 시세가 급등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들 두고 회원권 전문가들은 가장 선호하는 무기명회원권에 대한 수요가 누적되어 왔고, 반대로 골프장들은 무기명회원권 소각에 나서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전한다.

매수자들 관점에서 무기명회원권을 구할 수 없는 여건이기 때문에 결국, 차선책인 고가와 초고가 매물들을 매입하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봤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바이다.

이와는 별개로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변화도 목도된다. 코로나19로 해외투어가 끊기고 국내 골프 부킹 수요는 급증하자 상대적으로 회원이 많은 중저가회원권은 부킹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주말·휴일은 물론이고, 주말로 접어드는 목요일, 금요일 같은 주중 부킹을 활용하기도 만만치 않다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확인된다.

자연스레 중저가회원권의 실망 매물은 고점에서 매각하는 결과를 낳았다 볼 수 있겠고 매수자들은 자금 여유만 있다면 부킹이 보장되는 소수 회원제 고가나 초고가 회원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록 금액이 비싸기는 하나 해당 종목들은 희소가치도 있기 때문에 대세 상승기에는 매도물량이 많은 중저가대보다 시세 보전도 유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렇다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2차 유행기에 들어선 후, 자산시장의 불안감과 경기 동향의 불확실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을까. 회원권시장이 종속된 자산은 크게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대변된다. 먼저, 부동산은 과거 국민은행 발표 서울 아파트 지수와 에이스회원권 시세지수(ACEPI)는 90%대 이상의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서울지역 아파트 시세와 회원권 시세의 연관성이 상당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러한 연계성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 막혀 아예 상호 간의 동향에도 이상기류가 생겨나고 있다.

특히,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부터는 부동산에서 이탈한 일부 유동자금이 시장에 유입되어 반사이익을 볼 수는 있으나 부동산의 시황보다는 정부 정책에 오락가락하는 양상이 펼쳐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7.10 강력한 규제로 회원권시장과의 연계성을 논하기도 어렵다.

코스피의 움직임에서도 이렇다 할 연계성을 뚜렷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금융위기 이후에 회원권 시세가 조정기에 들어섰지만, 코스피는 기복이 있더라도 우상향 그래프를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의 수혜로 떠오르던 기술주들의 과잉 유동성에 의한 버블 논란과 동학 개미로 비유되던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규모가 축소와 흐름이 문제화될 수는 있다. 회원권시장에도 심리적인 위축을 일시나마 불러올 여지는 있기 때문이다.

마침 부동산시장과 회원권의 연계성이 떨어진 가운데 시장 분위기를 해석할 마땅한 잣대가 없는 시점이기에 때에 따라서는 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외적 환경으로는 큰 돌발악재가 없다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드라마틱한 경기 반등이 어려운 가운데,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초저금리와 유동자금의 시장 환경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우호적인 분위기는 당분간 유효해 보인다.

결국, 이러한 회원권시장의 내적 변화는 소비자들의 최근 가격부담과 부킹 경쟁에서 비롯된 종목의 선호도 차이에서 순환매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상승 동력이 중저가에서 고가초고가로 비중 있게 옮겨간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후에 중저가 종목들의 고점 매물이 정리된 이후의 동향이 중요한 기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렇다면 가을 시즌 전초전 격인, 추석 연휴가 시세 동향을 판가름할 주요 기점 작용할 터인데, 주요 골프장들과 전국 휴양지의 리조트들 부킹은 이미 연휴는 물론이고 10월 중순까지도 동이 난 상태다. 시세가 예상보다 급격히 올랐다는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재차 상승 여력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골프장들이 앞 다퉈 그린피 등의 비용을 인상하고 있는 데다가, 부킹 경쟁이 치열해진 중저가 종목들은 단기적으로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해 보인다. 반면에 단기적으로는 이러한 불편함을 피하고자 부킹 혜택이 보장되는 고가와 초고가 물건을 매입하는 수요는 지속될 수 있다는 논리가 주효하다. 종합하자면, 이러한 현상은 전반적으로는 가을 시즌 회원권 수요를 증가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뒤바뀐 회원권시장의 새로운 지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현균 회원권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