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빨‧노‧파’ 당색 변경에 진통…발표 ‘또’ 연기

2020-09-21 17:35

당 상징색 변경을 추진 중인 국민의힘이 진통을 겪고 있다. 빨강‧노랑‧파랑 등 3색 혼용안을 선호하는 측과 기존 해피핑크색을 그대로 사용하자는 측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건데, 일각에선 일부 의원들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의사결정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정치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21일 예정된 당색 및 당 로고 발표를 또 한 차례 미뤘다. 국민의힘은 애초 전날 당 공식 색상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 뒤로 한 차례 미뤘다.

공보실은 이날 비대위 후 기자들에게 “내일 의원총회의 의견 수렴과 조율 과정을 거칠 예정”이라며 “관련 사항이 확정되면 추후 다시 고지하겠다”고 또 한 차례 연기를 발표했다.

김 위원장 등 비대위원들은 혼용안을 사용하는 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의원들의 반발이 크다. 당 색깔은 추구하는 이념을 나타내는데, 혼용안은 이념에 구애받지 않고 실용적인 노선을 추구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다. 한 비대위원은 “비대위 내부에선 혼용안을 사용하는데 전혀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독선적 의사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당명 및 정강정책 개정 당시부터 쌓인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단 지적도 있다. 한 의원은 의원 단체대화방에서 “대체 저희 의견을 왜 여러 번 물었던 것이냐”라며 “(김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계실 거라는 걸 인정하지만, 더불어민주당처럼 소통하는 쇼로 저희를 기만하진 않으셔야 한다”고 했다.
 

14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보고된 국민의힘 당원카드 가안. 새 당색으로 디자인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