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위기를 겪는 영화계를 위해 배우 유아인·유재명이 전격 나섰다. 지난 7월 영화 '#살아있다'로 관객들을 불러모았던 유아인과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종횡무진하며 관객들의 신뢰를 쌓은 유재명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21일 오전에는 영화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영화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SF 단편 '서식지'로 호평을 받았던 홍의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극 중 유아인은 범죄 조직을 돕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채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살아가는 태인을, 유재명은 범죄 조직의 신실한 청소부 창복 역을 맡았다.

유아인은 "홍의정 감독님에 대한 기대감과 시나리오에 대한 감동이 있었다. 놀랍고 쇼킹했다"라며 "'아주 특수한, 극적이고 드라마틱하지 않은 일상적일 수 있는, 익숙할 법한 이야기를 어떻게 이렇게 조합해 마음을 자극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끌렸다"라고 말했다.

특히 유아인은 태인 역을 위해 15g 체중 증량을 하고 삭발도 감행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낳기도 했다. 

유아인은 태인을 "말이 없는 캐릭터"라고 소개한 뒤, "소리를 못 내는 건 아닌데 과거의 일을 통해서 세상에 표현하기를 거부하는 인물, 소통하는 걸 거부하는 인물이다. 대사가 없어서 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도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외모 변화에 관해 "살도 찌우고 삭발도 하면서 (외모 변화로) 카메라 앞의 에너지나 기운에서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라고 거들었다.

홍의정 감독은 유아인에게 태인 캐릭터를 설명하며 '고릴라 영상'을 보여주었다고.

그는 "감독님의 접근 방법이 다르게 느껴졌다. 작업 자체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라고 말했다.

유재명은 "소중한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읽게 되는데 묘한 경험을 했다.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상징도 강하고 담백하기도 하고 강렬하기도 하다"라며 '소리도 없이'를 연기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유아인과 유재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과감하고 색다르게 표현한 '소리도 없이'는 두 사람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재명은 "유아인을 처음 만났을 때 '팬'이라고 고백했다. 동료로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작업을 함께 하면서 정말 잘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며 애정을 보였다.

유아인은 "유재명 선배가 격 없이 대해주셨다. 특별한 선배였다. 선배가 처음에 '팬이다'라고 해주셔서 민망하기도 했지만 감사하기도 했다. 나이 차가 나는 선배지만 불편함 없이 티격태격하는 장면도 촬영했다"라고 덧붙였다.

홍의정 감독은 반대로 두 사람의 열렬한 팬이라고 고백했다.

홍 감독은 "이분들과 작업한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오랜 기간 두 배우의 팬이었고, 시나리오를 쓸 때 이뤄지지 않을 것 같지만 꿈꿨던 바람이 현실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소리도 없이'는 봄날의 낮술 같은 작품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자유로움을 선물, 은은하게 취하도록 만들 생각이다.

유재명은 "어제 낮술을 마셨는데 좋더라. 자유로워지고, 날씨도 너무 좋았다. 취해도 기분이 안 나쁜 낮술이다"라고 영화에 대한 자신감과 만족감을 표현했다.

'소리도 없이'는 오는 10월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