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도 손실 대부분 회복한 뉴욕증시...이유는? <上>

2020-09-21 06:30
연준과 정부의 빠르고 강력한 대응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편집자주] 미국 증시의 상승 질주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전례 없는 경기 침체가 미국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 속에 이뤄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여전히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도 미국증시가 계속 오르는 이유는 뭘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거대 기술 기업의 커지는 지배력 △개인투자자 진입 △상승 모멘텀 등 5가지가 시장 오름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봤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고꾸라졌던 미국증시가 손실 대부분을 회복했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지구촌 전역을 덮치자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불과 6주 만에 35%가량 폭락했다. 이에 따라 미국증시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미국증시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반등하고 있다. 최근 다우지수는 지난 2월 12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2만9551.42달러)에 근접하며 손실 대부분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S&P500지수 역시 최근 5개월간 가장 강력한 상승세를 보인다다. 80여 년 내 처음이다.
 

[그래프=WSJ 캡처]

①연준과 정부의 빠르고 강력한 대응
WSJ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꼽은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놓은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다. 이들은 어느 때보다 빠르고 강력한 대응을 보여줬다.

연준은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렸다. 시장에 무제한으로 통화를 공급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여기에 더해 연준은 '평균물가목표제(AIT·Average Inflation Target)'를 도입해 최소 3년간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평균물가목표제란 인플레 2% 목표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통화전략을 말한다. 인플레 평균이 2% 수준을 가리킬 때까지 당분간 인플레가 2%를 밑돌거나 웃돌아도 용인하는 식이다.

또 정크등급 회사채를 매입하는 등 전례 없는 부양책도 쏟아냈다. 아울러 앞으로 필요할 경우 기꺼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도 경기 부양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로 고꾸라진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미국인에게 1억5000만 달러(약 1743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풀었다. 또 중소기업에는 5조 달러의 대출을 지원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4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를 포함해 추가 부양책을 놓고 의회와 논의 중이다. 앞서 폴슨 전략가는 "증시 뒤에 있는 정책의 규모를 잊어선 안 된다"면서 "이는 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연준과 정부가 이렇게 빠르고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는 데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얻었던 교훈이 한몫했다고 WSJ은 전했다. 시장에 강력한 믿음을 줘야 주저앉은 경제를 다시 살릴 수 있고 연준에 맞서 싸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배운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에 베팅한 것이다.
 
②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코로나19 사태를 통제할 수 있게 되면 미국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주가 상승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실제로 많은 사람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믿고 있다. 최근 들어 호조를 보이는 경제지표가 이런 믿음을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의 제조업 활동은 증가세로 전환했고, 고용 역시 4개월 연속 회복세다. 팬데믹 여파로 급격히 감소한 소비자 지출 역시 최근 증가세로 돌아섰다.

아울러 뉴욕증시 전문가들이 내놓는 경제 전망도 긍정적이다. 루쏠드그룹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내년에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최근 70년간 보지 못했던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 역시 올해 말까지 S&P500지수가 3600선을 돌파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극적이고 이례적으로 상승하는 '멜트업(melt-up)'을 예상해볼 수 있다며 낙관론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