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김영빈 파운트 대표 "AI 자산관리로 혁신 금융 선도해야"

2020-10-13 07:39
"저금리 시대 일확천금 노리면 안돼…장기적 투자처 확보해야"

국내에서도 코로나19로 다양한 언택트(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투자 종목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보 투자자와 이제 막 재태크를 시작하려는 사회 초년생, 바쁜 업무로 인해 따로 시간을 내기 힘든 직장인 등 주로 20~30대 개인 투자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찾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를 합친 용어로, 펀드매니저(사람) 대신 알고리즘(AI)이 자산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이미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세계적인 금융투자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비대면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미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전체 거래량의 85%가량이 사람이 아닌 알고리즘에 의해 거래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초창기에 시작한 파운트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은행, 기업은행, 흥국생명, 메리츠자산운용, 메트라이프생명 등 20개 금융사가 파운트의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금융사 자금을 포함한 파운트의 관리자산은 지난 7월 2조원을 넘어섰다.
 
김영빈(사진) 파운트 대표는 ‘금융계의 아마존’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통 마진을 최소화해 성공한 아마존처럼 금융 거래 수수료를 최소화해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에게 향후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전망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사진=파운트]

파운트를 설립하게 된 계기와 세계 3대 투자자 ‘짐 로저스’와의 인연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그러던 중 가난 극복과 경제적 혁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경제적 자유를 위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가능성을 보고 다양한 전문가를 모아 2015년 8월 파운트를 설립했다. 당시 금융계에서 비대면 규제가 풀릴 거라는 뉴스에 영감을 얻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고액자산가에게 한정된 자산운용 서비스를 보편화해야 했다. 이를 위해선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자산운용이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투자고문으로는 짐 로저스를 영입했다. 짐 로저스와의 인연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6년에 시작됐다. 당시 친구 대학생 네명과 함께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독도라이더'를 결성했다. 우리는 미국, 유럽, 중동, 중국 등 전세계 21개국을 모터사이클로 횡단했다. 이때 뉴욕에서 독도 알리기 브로셔를 나눠주고 있던 우리를 유심히 지켜보던 한 노년의 신사가 자신의 친구 짐 로저스도 모터사이클로 세계일주를 한 적이 있다며 식사자리를 만들어줬다.
 
이후 파운트를 설립할 때 싱가포르에서 짐 로저스를 만나 '엔젤 투자자로 모시고 싶다'고 설득했다. 처음에는 거절했던 짐 로저스는 몇번의 설득 끝에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파운트의 수익계좌비율이 99%에 달한다. 수익 비결과 경쟁사와의 차별점은?
"지난 7월 말 기준 파운트 앱을 통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로보펀드의 수익계좌비율이 99.05%를 기록하고 있다. 로보연금도 수익계좌비율이 91.57%를 차지하며 투자자 대부분의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말 현재 파운트 공격형 펀드의 경우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기간 수익률은 8.30%, 연수익률로 환산 시 15.03%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KOSPI와 S&P500 수익률이 각각 3.76%, -1.21%인 것과 비교하면 이들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처럼 파운트가 이처럼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데는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주식과 채권, 부동산, 유동성 등 글로벌 경기 분석에 따라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경제 데이터 및 다양한 시장지표 등 449개의 지표를 조합해 5만2394개의 시나리오를 분석한다. 공격적인 투자나 고수익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나가는 것이 수익률 확대 비결이다."

[사진=파운트]

흙수저 개인들을 위한 자산운용 팁이 있다면?
 
"올들어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라임 펀드와 옵티머스 펀드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연이어 터졌다. 은행의 제로금리가 현실화되면서 더이상 예금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단기간 일확천금보다 꾸준히 수익을 쌓아 가는 것이 노후 수익의 성패를 좌우한다. 10년 이상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연 7% 수준의 수익률이면 30년 뒤엔 1만원은 약 10만원 가까이 된다. 1억원이면 10억 원이 된다. 중장년층은 우리나라의 성장기를 거치면서 상당한 자산을 축적한 이들이 많지만 젊은 세대는 다르다. 평생 소득이 생애 지출을 못 따라가고, 금리는 제로로 가고 있다.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해도 노후 대비가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20~30대가 일찍부터 꾸준히 자산관리를 받으면, 은퇴 후 충분히 경제적 자유에 이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자산관리의 마법은 어느 정도 돈이 불어나는 것을 보면, 소비도 줄이게 됩니다. 운동하면서 몸이 건강하게 되고 체형이 변하면, 먹는 것도 더 조절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 쓰는 돈이 나중에 2~3배로 불어나는 것을 인식하면 절약하게 되면서 경제적 목표에 이를 수 있다."
 
향후 계획은?
"오는 10월 B2C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투자일임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자문 서비스는 고객에게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펀드 변경은 직접 고객이 실행해야 하지만, 일임이 되면 고객이 맡긴 자산을 알아서 관리해줄 수 있다.
 
해외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홍콩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향후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현지 금융사들과 조인트벤처(JV) 방식으로 해외 영토를 확장할 방침이다. 더불어 오프라인 상담 서비스에도 열을 올릴 계획이다. 기본적인 분석은 AI에 맡기되 보다 구체적인 상담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