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벨벳 사면 차비 드려요"... 하루 300개씩 떴다 사라지는 사이트 성행

2020-09-14 15:23
온라인 판매점 중심으로 불법보조금 지급 사례 빈번
올리고 바로 '삭튀'에 감시도 어려워...소비자 피해도 속출

[사진=연합뉴스 제공]

"갤S20 ㅅㅋㅂㅇ(SK텔레콤으로의 번호이동 조건 가입), 6만원입니다. 지표 공유해드릴게요.", "LG벨벳 빵집(무료 개통)+차비 13 지급."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일부 판매 채널을 중심으로 갤럭시S20과 갤럭시S20플러스, LG벨벳 등 올해 상반기에 출시됐던 플래그십 단말기에 불법보조금을 얹어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온라인 판매점은 비대면 채널 특성을 악용해 불법보조금 지급을 약속한 뒤 연락을 끊거나 구두 약속과는 다른 계약조건으로 개통돼 피해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기준 일부 온라인 채널에서는 갤럭시S20 5G 모델의 경우 번호이동을 조건으로 최저 6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공유됐다. 갤럭시S20 5G 구매가는 1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LG벨벳의 경우 개통하면 10만원 안팎의 '차비(페이백)'를 지급하겠다고 내걸기도 한다.

갤럭시S20 5G모델, LG벨벳의 공시지원금은 14일 현재 각각 48만원, 50만원이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 따르면 판매점에서 공시지원금의 15%를 넘는 수준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다. 두 모델의 출고가는 100만원, 90만원이므로, 해당 온라인 채널에서 내건 판매가격은 불법보조금이 포함된 것이다.

이동통신 업계도 온라인 판매채널을 대상으로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는 등 자율 정화 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온라인에서 기승을 부리는 휴대폰 불법보조금 살포 행위를 업계가 자율적으로 근절해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현재 이통 3사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공동 구성한 '온라인 자율정화 협의체'는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밴드, 커뮤니티 등 온라인 채널 총 2000곳을 대상으로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자율정화 협의체가 적발한, 각 채널 별로 불법보조금 지급을 직접 언급하거나 암시한 게시글은 매일 최대 300건에 이른다.

하지만, 온라인 채널이라는 특성 때문에 적발 후 추가 조치를 취하기는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게시글을 올린 뒤 단속을 피해 바로 삭제해버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 이외에 포털의 카페나 비밀 채팅방을 활용해 공유된 정보는 포털 사업자의 협력 없이는 모니터링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실제 온라인에서 공유되는 정보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채널에서는 불법보조금을 내건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약속했던 보조금을 지급받기도 전에 판매자와 연락이 끊겼다는 피해를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구두로 이야기를 나눴던 내용과 실제로 다른 계약을 맺었다는 '사기'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피해자는 "선택약정 24개월로 하겠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계약서를 살펴보니 공시지원금을 지급하는 계약이었다"며 "개통한 지 한달이 지나 철회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낙준 방송통신위원회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은 "시장을 교란할 정도는 아니나 최근 온라인 판매채널 일부에서 불법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일부 판매채널은 거짓으로 불법보조금을 약속하는 등 허위·과장광고를 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피해사례를 접수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