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디커플링' 선언한 트럼프, 11월까지 전쟁 격화(종합)
2020-09-08 15:07
트럼프, "중국과 디커플링" 거듭 경고.. 집권 2기 정책 어젠더 될 수도
트럼프 캠페인 핵심 전략된 '중국 때리기'...미중 갈등 고조 불가피
트럼프 캠페인 핵심 전략된 '중국 때리기'...미중 갈등 고조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미국을 뜯어먹는 나라"라고 맹비난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을 끊겠다고 밝혔다. 고율 관세 부과나 디커플링(관계 단절) 모두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11월 3일 대선이 다가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공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중국 의존 끊을 것"...디커플링 예고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노동절 휴일인 7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거론하면서 중국과 경제 고리를 끊어내는 게 미국에게 이익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디커플'은 매우 흥미로운 단어"라면서 "우리는 (그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잃는다. 만일 우리가 그들(중국)과 거래를 하지 않는다면 수십억 달러를 잃지 않을 것이다. 이걸 바로 디커플링이라고 한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처럼 우리(미국)를 뜯어먹은 나라는 언제 어디에도 없었다"며 "내 행정부 아래 우리는 미국을 전 세계 제조업의 초강대국으로 만들 것이다. 디커플링이든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든 우리는 중국에 대한 의존을 완전히 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에 아웃소싱을 주는 기업들을 연방정부 계약에서 배제할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에게 미국으로 돌아올 것을 압박했다. 그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세제 혜택을 만들어 미국으로 일자리가 돌아오도록 할 것이다. 미국을 빼고 중국과 다른 나라에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들에겐 관세를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반복해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미국 내 대중 강경파들의 소망인 디커플링이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정책 어젠다에 포함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금까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계 양강의 경제가 이미 얽힐 대로 얽혀 관계를 끊어내는 게 불가능하리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오피니언을 통해 "지난 40년 동안은 사업 논리가 전략적 경쟁에 우선했지만 이제는 패권 다툼이 경제적 동기를 압도하는 새로운 세계가 도래했다"면서, "기술을 시작으로 금융, 제조, 소비재에까지 디커플링 움직임이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를 겨냥해 반도체 조달 통로를 원천봉쇄하는 한편 중국산 인기 소셜미디어인 틱톡과 위챗을 미국 시장에서 퇴출하기로 하는 등 기술 부문의 디커플링에 착수했다.
'중국 때리기' 트럼프 재선 전략 핵심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친(親)중국 인물로 그리면서 자신을 중국에 맞설 강력한 지도자로 부각시켰다. 그는 "바이든이 이기면 중국이 이기는 것이다. 왜냐면 중국은 이 나라를 집어삼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면서 "바이든은 그들의 앞잡이"라고 주장했다.코로나19를 계기로 미국 내 반중정서도 고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7월 말 실시된 퓨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73%는 중국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지지 정당이나 교육 수준, 연령과 관계 없이 응답자 전반에서 중국에 반감이 컸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중국에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는 초당적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다.
대선이 임박할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이 거세지면서 미·중 갈등이 첨예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세계 양강의 갈등은 국제 정세에도 커다란 파장을 던질 수 있다. 양국 관계는 코로나19 중국 책임론, 홍콩보안법, 남중국해 영토 분쟁, 기술 패권 등 전방위에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