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상수지 74억5000만 달러 흑자…9개월만에 최대 규모(종합)

2020-09-04 09:47

지난 7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9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대중국과 미국 수출이 증가로 전환했고,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수입과 해외여행이 줄어든 영향이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74억5000만 달러 흑자였다. 흑자 규모는 지난해 10월(78억3000만 달러) 이후 9달 만에 가장 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상품 수출과 수입의 차액을 뜻하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늘어났고,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축소됐다. 7월 상품수지 흑자는 69억7000만 달러로, 작년 7월(61억8000만 달러)보다 7억9000만 달러 확대됐다.

이성호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하반기 경상수지 흑자 예상 규모는 400억 달러 수준인데 7월 경상수지 흑자는 74억5000만 달러로, 이 정도면 전망 범위 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수출은 작년 7월 대비 7.1% 감소한 428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로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수요와 생산이 위축되면서 석유제품(-42.7%), 승용차·부품(-10.6%)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반면 정보통신기기(9.4%)와 반도체(5.5%) 등은 늘어났다.

다만 대중국 수출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대미국 수출 역시 전월 -8.2%에서 7.7% 증가로 전환했다. 그 외 지역은 감소했다.

이 부장은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가장 먼저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중국에 대한 수출이 6월부터 증가로 반전했고, 미국도 7월 들어 증가로 전환됐다"며 "동남아시아의 경우 아직 경제활동이 미진해 수출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은 386억9000만 달러로 11.6% 줄면서 수출과 마찬가지로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자본재 수입이 7.2% 증가한 반면, 원자재 및 소비재 수입은 각각 25.6%, 7.6%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여행수지 개선 등에 힘입어 11억1000만 달러로 작년 15억5000만 달러보다 4억4000만 달러 줄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출입국 숫자가 크게 감소하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전년 동월 11억3000만 달러에서 올해 7월 3억7000만 달러로 크게 개선됐다.

같은 기간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4억7000만 달러에서 19억50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7000만 달러 적자로, 한달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월 중 95억9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31억5000만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8억3000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주요국 증시 호조와 함께 내국인 해외투자가 46억7000만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50억8000만 달러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4억6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9억3000만 달러, 부채는 86억7000만 달러가 줄었다. 준비자산은 4억 달러가 늘어났다.
 

부산항 감만부두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