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새 당명 ‘국민의힘’…”헌법 정신에 맞아”

2020-08-31 15:24

미래통합당이 31일 ‘국민의힘’을 새 당명으로 잠정 결정했다. 통합당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최종 후보안으로 ‘국민의힘’을 선정했고, 오는 2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통해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김수민 홍보본부장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라는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며 “특정 세력이 아닌 국민의 힘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정당, 모든 국민과 함께하는 정당, 국민의 힘으로 결집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정당을 지향하고자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전 국민 대상으로 진행된 당명 공모에서 가장 많이 나온 키워드인 ‘국민’을 중심으로 김 본부장이 만들었다. 약칭은 따로 두지 않기로 했고, 영문명은 ‘People’s power’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그게(국민의힘) 무난하지 않느냐”며 “’국민’이란 단어 자체가 우리나라 헌법 정신에도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회의적인 반응도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유럽식 당명을 하자는 건데, 과거 한나라당처럼 지속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은혜 대변인은 “이렇게 당명 후보가 나오면 항상 낯선 것에 대한 생경함이 있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당명 후보에 대해서 긍정적인 의견을 표출한 의원이 적지 않았다”며 “의원총회에서 대체적으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고 했다.

국민의당과 연대 또는 합당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본부장은 “큰 그림을 그리는 건 제 권한 밖”이라며 “국민의당과 유사성, 차별점이 어디에 있냐고 질문을 많이 하는데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름에 걸맞은 새롭고 건강하고 합리적인 경쟁 관계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논리라며 다른 모든 국민이 들어간 당도 합당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새 당명이 ‘도용’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힘’은 나와 많은 회원들이 2003년에 발족한 시민단체 이름이다. 내가 초대 공동대표를 맡았던 단체”라며 “명백한 이름 훔치기다. 국민의힘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김 본부장은 이런 주장에 대해 “평소 자유롭게 생각하는 분이라 귀담아들을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란 당명은 2012년에도 이미 사용된 적이 있고, 여러 시대변화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사용된 언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란 좋은 언어가 당을 쇄신하고 더 나은 변화의 물결을 만드는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좋은 그릇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수민 미래통합당 홍보본부장(왼쪽)과 김은혜 대변인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새로운 당명 '국민의힘' 개정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