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위기 속 목소리 내는 종교계

2020-08-26 10:19
안중덕 부산 샘터교회 목사 쓴 ‘코로나 감염시대가 전해주는 메시지’
한국기독교장로회, 성명서 발표...‘전광훈 현상’은 한국교회의 민낯

[사진=안중덕 목사 SNS 캡처]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뜻입니다. 막말과 거짓말을 하지 말며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는 말입니다.”

안중덕 부산 샘터교회 목사가 쓴 ‘코로나 감염시대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힘을 줬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안 목사의 글을 공유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됐다.

안 목사는 지난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교회발로 해서 이 코로나가 재확산이 됐다. 개신교의 목사로서 미안했고 또 마음이 많이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목사는 “나도 이런데 ‘교인들도 굉장히 혼란스러워 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목을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정하고 설교의 마지막 부분에 그동안 코로나 사태를 쭉 겪으면서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사람과 거리를 두라’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 하라’는 뜻입니다. 사람끼리 모여 살면서 서로 다투고 상처를 주지 말라는 말입니다. 공기와 물과 자연의 생태계를 돌보며 조화롭게 살라는 말입니다.”

“‘대면 예배를 하지 말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위안을 얻거나 사람에게 보이려고 예배당에 가지 말고 천지에 계신 하나님을 예배하라는 말입니다. 어디서나 고요하게 하나님을 대면하면 그 나라와 그 뜻에 가까이 이르게 될 것입니다.”

그의 글을 통해 사람들은 각자 코로나19와 종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중심이 된 ‘광복절 집회’ 이후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위기에서 종교계가 또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감염사태는 멈추어 서서 돌아보고 잘못된 길에서 돌이키라는 하늘의 음성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가 멈추어 선 동안에도 욕망의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며 “결국 복음을 전파해야 할 교회는 도리어 코로나19의 슈퍼전파자가 돼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극우적 정치이념과 근본주의적 믿음이 결합한 ‘전광훈 현상’은 한국교회의 민낯이었다. 급기야 ‘전광훈 현상’은 이 엄중한 시기에 국가적 방역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며 “한국교회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교회는 즉각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 절연을 선언하고, 그를 교계에서 추방해야 한다. 전광훈 현상을 배태하고 비호하거나 또는 방관해온 그동안의 한국교회의 잘못을 통렬하게 참회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