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확진자 구체적인 동선 공개해야" 목소리
2020-08-23 15:41
서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자치구별로 확진자 동선에 대한 들쑥날쑥한 정보가 시민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지난 15일 이후, 광복절 집회·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확진자 동선 공개를 요구하는 8개의 청원이 잇달아 올라왔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를 제대로 안 합니다' 내용에 따르면, 글쓴이는 구의 확진자 동선 공개에 대해 '반쪽짜리'로 평가했다. 그는 "동대문구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의 상호와 주소를 알려주지 않는다"며 "다른 구에서는 상호를 공개하는데 동대문구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도봉구 주민이 올린 다른 청원에서도 "(코로나19를) 조심하자고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면서 집 앞에 있는 약국이나 마트 등의 상호도 공개 안 하면 무슨 수로 깜깜이 확진자를 관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각심을 가질 수 있게 상호와 확진자의 거주지를 기재해달라"고 요구했다.
실제로 최근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서울 각 자치구의 신규 확진자 정보 공개는 발생 숫자 대비 수십 명씩 지연되는 현상이 여러 구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발 집단감염으로 관내 확진자 수가 급증한 성북구는 21일 오후 8시 현재 구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누적 확진자 수는 190이지만, 확진자 이동 동선 공개는 165번(17일 확진)까지만 이뤄졌다. 나흘분이 밀려 있는 것이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의 확진자 정보 공개 관련 지침은 성별·연령·국적·거주지·직장명을 비공개하고 모든 접촉자가 파악된 방문 장소는 공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세부적으로 적용하는 데는 자치구별로 차이가 있다. 구로구의 경우, 최근 확진자 116번까지 신규 환자 발생 사실과 동선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또 접촉자가 모두 파악된 경우 상호 등은 나타내지 않지만, 시간대별로 빠짐없이 동선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다른 자치구 중에는 '방대본 지침'을 근거로 동선 정보 공개를 거의 안 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일부 자치구는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경우는 "CCTV 확인 등 심층 역학조사 진행 중입니다"라고, 역학조사가 끝난 경우는 "해당 공간 내 모든 접촉자 파악으로 비공개"라고만 공개하고 있다.
한 청원자는 "동선 공개 정보가 정확하지 않아 맘카페에서는 '카더라(근거가 부족한 소문)' 정보와 추측들이 난무한다"며 "잘못된 정보로 인해 확진자가 다녀가지 않은 영업장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정확한 정보공개만이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