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문가, 대구·경북 때보다 위험…“수도권 거리두기 3단계 상향 시급”
2020-08-17 15:41
김우주 교수 "확진자 증가는 정부의 잘못된 판단때문…동일된 원칙으로 대처해야"
이재갑 교수 "수도권 2단계·전국 3단계 거리두기로 올려야…정망 정신 차려야 할 때"
이재갑 교수 "수도권 2단계·전국 3단계 거리두기로 올려야…정망 정신 차려야 할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97명(17일 0시 기준)을 기록했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수도권 중심의 2차 대유행을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지난 3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1차 대유행보다 파급력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지금 막지 못할 경우 ‘의료시스템 붕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감염병 전문가 “모든 방법 동원해 접촉 빈도 낮춰라”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7일 기자와 통화에서 “(확진자 급증을) 교회로 모든 탓을 돌릴 수 없다. 신천지, 이태원 성소수자, 교회 등 어디서 발생한 것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코로나19 대응이 중요한 것”이라며 “환자가 늘어난 것은 정부가 판단을 잘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빌미를 준 것은 정부”라면서 “앞서 7월에 인천, 수원 등 교회 소모임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제한 조치를 풀고, 여러 가지 쿠폰을 뿌리는 등 엉뚱한 조치를 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방역당국은 ‘모임을 자제하라’고 말하는데 정부는 ‘소비하라’는 식의 혼란된 메시지를 (국민에게) 줬다”며 “국민을 탓하기보단 모임 제한 등을 강력하게 말하는 일관된 목소리를 정부가 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금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원칙대로 적용해 철저한 모임 제한 등을 시행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현재는 감염병 위기경보 심각 단계다. 심각 상황을 인지한 상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1~3단계를 적용해야 하는데, 2단계 내용을 보면 집합금지를 권고할 뿐이다. 이는 1.5단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방심이 아니라 경각심을 갖고 강하게 방역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도 자신의 SNS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국 2단계, 수도권 3단계로 빨리 올려야 2주 후에 그나마 나은 상황을 볼 수 있다”면서 “대구·경북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수도권의 대규모 유행은 대구·경북 상황과 비교할 수 없는 큰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본격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모임 취소, 휴가 단축, 개인 약속 연기 등 모든 방법으로 사람과의 접촉 빈도를 낮춰야 한다”면서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은경 본부장 “무서운 속도로 확산··· 의료시스템 붕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방역당국 역시 현 상황을 대규모 유행의 초기 단계로 인식하고 방역 지침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무서운 속도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발생지역도 서울·경기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을 대규모 유행의 초기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지금 바로 유행을 통제하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가 증가해 의료시스템의 붕괴, 막대한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선 사람 간 접촉을 줄여달라”면서 “불요불급한 친구, 친척, 직장 모임과 회식 등은 취소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정 본부장은 “밀폐된 실내에서 마크스 없이 대화하는 것을 피해달라”면서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도록 안전한 집에 머물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