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사의 표명 6명 중 절반만 바꿨다…노영민 일단 유임

2020-08-10 17:42
정무 최재성·민정 김종호·시민사회 김제남으로 교체
사실상 ‘靑 3기 체제’ 돌입…후임 비서실장 인선 관심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전 의원(왼쪽부터)을, 신임 민정수석으로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 시민사회수석에 김제남 청와대 기후환경 비서관을 내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사의 표명을 한 청와대 참모진 6명 중 3명을 교체하며 사실상 ‘3기 참모진’ 개편에 돌입했다. 이른바 ‘강남 똘똘한 한 채’ 논란을 낳으며 부동산 여론에 불을 지핀 노영민 비서실장은 일단 유임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정무수석 비서관에 최재성 전 국회의원, 민정수석 비서관에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 시민사회 수석비서관에 김제남 기후환경 비서관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신임 수석비서관 3명은 11일자로 임명할 예정이다.

인사추천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 실장과 후임 인사검증을 해야 하는 김외숙 인사수석은 유임됐다. 또 대(對)언론 관계를 총괄하는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도 이번 인사 발표에서 제외됐다.

강기정 정무수석의 후임으로는 4선의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됐다. 최 신임 정무수석은 여당 대변인, 사무총장 등 당내 요직을 두루 거친 중진 의원이다.

강 대변인은 “정무적 역량뿐만 아니라 추진력과 기획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라며 “야당과의 활발한 소통을 바탕으로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 여야 협치, 국민통합 진전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김종호 신임 민정수석은 감사원 요직을 거친 감사 전문가로 분류된다. 김 수석은 현 정부 초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직한 바 있다.

김거성 시민사회수석의 후임으로는 현 김제남 기후환경비서관이 승진 발탁됐다. 녹색연합 사무처장 출신인 그는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난 1월부터 청와대에 입성해 재직 중이다.

문 대통령이 수석 3명을 새롭게 임명하면서 차기 비서실장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제의 특성상 비서실장은 국정운영의 2인자로 꼽히며 막강한 권한과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차기 비서실장 후보군은 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전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비롯해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를 지낸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성 카드’로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꼽힌다. 다만 유 부총리는 교육정책의 연속성, 김 장관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악화가 기용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추가 인사 가능성과 관련해 “오늘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발표내용까지”라면서 “추후 인사는 대통령 인사권에 관한 사안이기 때문에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김조원 민정수석은 이날 문 대통령이 인사 발표 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보좌관(수보) 회의에 불참해 뒷말을 낳았다. 김 수석은 이미 최근 청와대 고위직들 간의 단체 대화방에서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강남 보유 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원가량 비싸게 매물로 내놓은 사실이 알려져 이른바 ‘매각 시늉’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김 수석과 노 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 6명이 집단 사의를 표명했다.

‘강남 3구’에 2채를 보유한 김 수석은 노 실장의 다주택자 처분 권고에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결국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신아파트와 송파구 잠실 갤러리아팰리스 중 잠실 아파트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