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대책 후폭풍' 지자체 달래기 나선 정부…불협화음은 '여전'

2020-08-10 14:54
서울·경기 과천 등 곳곳서 '잡음'…정부-지자체간 소통 '부재'

9일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에 모인 주민들이 수도권 대규모 주택공급 대책 관련 태릉 그린벨트 훼손을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4 주택공급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공급택지 선정에 반발하는 지자체와 인근 지역민 달래기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불만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정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태릉골프장 부지에 교통분담금 등 약 4000억원을 투입해 11개의 교통인프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1만 가구 공급이 예정된 태릉 택지의 교통이 극심해질 것이란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 안에는 태릉CC 인근에 경춘선 열차를 추가 투입하고, 갈매역·화랑대역 등 인근 지하철역을 연계한 BRT를 신설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가 수립 중인 기존의 교통개선대책만 포함돼 있을 뿐 구체적인 방안과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전석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4)은 "지금도 중랑구민들은 극심한 교통정체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며 "현재 서울시가 수립 중인 '신내IC 주변 교통개선대책'의 범위에 태릉골프장 택지개발로 인한 교통정체 대책을 포함시키는 것은 물론, 기존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대규모 택지개발까지 포괄할 수 있는 계획을 확대·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와 서울시의 미흡한 교통대책문제를 비판했다.

대규모 신규택지 개발지로 포함된 마포구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은 부재한 상황이다. 마포구청 측은 "정부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은 바 없다"면서 "상암지역 임대주택 공급을 적극 반대한다는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공급 대책에는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 등을 활용해 상암동 한 지역에만 총 6200여호의 공공주택을 건립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8일 오후 과천중앙공원 분수대 앞에서 경기 과천시민 3000여명이 참석 가운데 열린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인 과천시민광장에 주택 공급 정부 정책 반대 집회에서 "일방적 난개발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진=과천시 제공]


서울 신규택지 개발지 중 한 곳으로 언급된 경기 과천시 역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과천시와 시민들은 과천청사 유휴부지에 대한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아랑곳 않고 대책을 강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립이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를 시작으로 서울지방조달청과 국립외교원 등 공공기관 이전 부지나 유휴부지를 택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개발된 부지는 청년·신혼부부 대상의 장기임대주택을 50% 이상 비중으로 공급한다. 나머지 분양주택은 새로 도입하는 지분적립형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8·4 대책을 통해 발표한 서울권역 등에 대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은 준비되는 곳부터 모든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택지개발과 동시에 청약을 받고, 사전청약 방식도 최대한 확대할 것"이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지자체에서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관련 계획과 관련해 공문을 받거나 연락온 바는 전혀 없다"며 "언론을 통해 확인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관련 대책이 발표된 이후 정부과천청사 유휴지 내 천막을 설치하고 정부의 일방적인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천막 집무실에서 근무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시민들 역시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과천 시민광장 사수 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열었다. 시에 따르면 시민들로 구성된 대책위는 자신들의 입장이 관철될 때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시에서는 11일 정부의 과천청사 관련 공급대책 철회를 요청하는 '정부과천청사 일대 주택 공공주택공급정책 계획 철회를 위한 과천시 민·관·정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시킬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의견뿐 아니라 민, 단체, 정치계가 한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