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 수송 앞세워 2분기 날았다

2020-08-07 13:49
"화물운임 8~9월도 급등…호황 지속될 듯"
정부 고용유지지원금 곧 끊겨…하반기 우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수송을 앞세워 올해 2분기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안팎에선 올해 말까지도 항공화물 시장의 호황을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151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흑자 전환했다고 7일 공시했다. 2분기 매출은 81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7% 줄었지만, 순이익은 1162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2018년 4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했던 아시아나항공은 6분기 만에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이 전날 공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2분기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0% 감소한 1조6909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162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화물시장 대응 전략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게 양사의 설명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매출은 639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5%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운항 감소로 증가한 국제 항공화물 수요에 대응하고자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 카고(여객기 하부 화물칸)'에 집중해 왔다. 화물기 스케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화물기 임시편도 적극적으로 편성했다.
 
대한항공 화물 부문 매출도 1조22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6% 급증했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최신 화물기에 적극 투자해 왔다. 또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한 점도 실적에 보탬이 됐다. 대한항공은 여객기에서 좌석을 떼어내고 화물기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선 여객기 수요 감소가 장기화하면서 앞으로도 항공화물 부문이 효자 노릇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소니, 애플, 삼성전자 등의 (신상품) 물량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벨리 공급이 여전히 전무해 화물운임은 8~9월에도 급등할 것"이라면서 "항공화물의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매출의 핵심인 여객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양사의 흑자 전환에 큰 힘을 보탰던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도 곧 끊길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4월, 아시아나항공은 3월에 각각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했는데 지급 기한이 6개월이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건비는 항공사 전체 비용 중 유류비와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화물 수송을 늘림과 동시에 인건비가 줄어들어 2분기 대형항공사들이 흑자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회복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항공 화물 적재로 분주한 인천국제공항 내 대한항공 화물터미널 모습.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