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금리 내려도 은행 수익성 떨어지지 않아"
2020-08-05 12:00
콜금리 1%포인트 변화시 은행금리 0.53%포인트 변화하는 데 그쳐
예금기능과 대출기능을 전면적으로 분리하는 금융정책 부작용 우려돼
예금기능과 대출기능을 전면적으로 분리하는 금융정책 부작용 우려돼
기준 금리가 내려도 은행 수익성은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금융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일 '금리인하가 은행 수익성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정책포럼 자료를 내놨다.
이날 자료에서 KDI는 "은행이 예금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고 대출의 만기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금리가 인하되더라도 비교적 높은 수준의 순이자마진을 특별한 변동 없이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 금융시스템의 중추를 담당하는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금융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런 은행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곧바로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을 낳기도 했다.
저성장, 저물가 및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계속해 인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KDI는 금리인하가 은행 수익성을 반드시 악화시키는지 분명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전적인 화폐금융론에 따르면 정책금리의 인하는 오히려 은행의 수익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는 논리다.
미국의 상황을 보더라도 정책금리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연준기금금리는 지난 60년 동안 크게 변동한 반면, 미국 은행들의 순이자마진과 총자산순이익률은 변화가 없었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서도 은행의 순이자마진 및 총자산순이익률은 정책금리와 거의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콜금리와 지난 20년간 특별한 양의 관계를 갖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정책금리와 사실상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콜금리가 1% 포인트 상승(하락)할 때 예금금리는 절반 수준인 0.53% 포인트 인상(인하)하는 데 그쳐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책정할 때 상당한 시장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콜금리가 상승(하락)할 때 은행들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거의 1대1 비율로 인상(인하)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도 판단됐다.
황 연구위원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통해 금융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은 작다"며 "금융정책상 경쟁촉진을 위해 은행업 인가단위를 세분화할 때 예금기능과 대출기능을 전면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부작용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