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 시진핑] ①"SNS 힘겨루기, 트럼프 1승"...MS로 넘어가는 틱톡

2020-08-03 17:18
MS의 '틱톡' 인수 급물살...어깃장 놓던 트럼프 '묵인' 급선회
틱톡 가치만 60조원, MS 절호의 기회...중국 측은 "강력 반발"

8월 1일, 미국 인터넷 영토에서 중국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틱톡을 퇴출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엄포가 현실로 이뤄졌다. 틱톡의 자회사인 바이트댄스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어깃장을 버티지 못하고 미국의 대표적인 기술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에 사업을 '헐값'에 넘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MS 인수 묵인...백악관 어깃장에 '난항' 겪던 협상 '급물살'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날 MS가 공식성명을 통해 바이트댄스와 틱톡 사업 부문에 대한 인수협상을 다음 달 15일까지 마무리 짓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지난달 31일 백악관은 바이트댄스가 미국 틱톡 지분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다면 해당 협상이 불가하다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 이후라 업계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있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이후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매각 시한으로 45일의 기한을 제시했다는 앞선 보도와 일맥상통한 내용을 전했다.

이에 바이트댄스와 MS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틱톡 퇴출 시한을 향후 45일로 못 박고 틱톡의 퇴출 단계까지도 한껏 어깃장을 놓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측은 중국 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동영상 공유 SNS 틱톡을 통해 개인정보가 중국에 유출되고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8월 1일 이후 미국 시장 퇴출을 엄포한 상태였다.

이날 MS는 성명을 통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해 대통령의 사업 부문 인수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면서 "대통령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미국 재무부 등의 안보 심사를 철저하게 거치겠다"고 발표했다.

향후 틱톡 인수 협상 과정은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감독 아래 이뤄지며, 위원회는 양측간 합의에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저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 가치만 60조원, MS 절호의 기회"...중국은 강력 반발

지난달 31일 CNBC는 "MS는 틱톡의 미국 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며 향후 MS에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밸류에이션(가치평가)상 최고 위치에 선 틱톡 플랫폼을 인수할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틱톡은 전 세계적으로 20억회 다운로드를 달성했으며, 미국에서만 1억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로이터의 설문조사에서 투자자들은 틱톡의 가치를 500억 달러(약 60조원) 이상으로 평가했는데, 이는 불과 1년여 만에 세계 최대 SNS 플랫폼인 페이스북의 가치평가액인 725억 달러(약 87조원)에 바짝 달라붙은 것이다.

CNBC는 미·중 대결 양상으로 MS가 '저렴한' 가격에 틱톡을 인수하면서도 미국 의회와 법무부 등의 디지털 플랫폼 독점 조사조차 피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매체들은 미국의 틱톡 탄압에 맹비난을 퍼붓는 한편,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 정부가 어떤 패를 내놓을 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3일 인민일보 국영문 자매지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틱톡을 사냥하는 것은 가장 추악한 미드 중 하나’라는 공동 사설로 미국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사설은 "미국은 자국의 첨단기술 패권이 화웨이와 틱톡으로 도전에 균열이 생길까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국가 안보라면 미국의 국가 안보는 패권의 다른 이름이다"라고 지적했다.
 

틱톡.[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