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티빙 출범] (상) OTT 통합? SK텔레콤 '러브콜'에 CJ ENM '시큰둥'
2020-08-03 00:05
SK텔레콤 "토종끼리 뭉쳐야"…CJ ENM "티빙 출범 우선"
SK텔레콤과 웨이브(wavve)의 도발일까, 아니면 진심일까. 진심이라면 누구에게 가장 득일까.
SK텔레콤과 CJ ENM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력 강화를 두고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연합해야 한다는 SK텔레콤의 러브콜에 CJ ENM은 시큰둥하다. CJ ENM과 JTBC의 OTT 합작법인 '티빙'의 출범이 연기되면서 신경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일 방송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정보통신기술(ICT) 정책간담회에서 "우리가 안에서 싸울 때 캐나다 OTT 쇼미(Shomi)처럼 무너지는 것"이라며 "정확한 현실 인식과 과감한 실천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넷플릭스와 유튜브, 아마존 등이 국경을 넘어 토종 서비스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OTT 사업자까리 연합해야 한다는 의미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넷플릭스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637만명으로 작년 동월(252만명)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어 웨이브(SK텔레콤-지상파 3사)가 346만명, 티빙(CJ ENM-JTBC)이 254만명을 기록했다. KT의 시즌(Seezn)은 236만명이다.
CJ ENM은 수치상 웨이브에 밀리지만, 합병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 않고 있다. 지난 1년 새 2배 이상 사용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한 콘텐츠 역량 강화에 더욱 몰두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하필 합작법인 출범이 가까워진 시기에 공식 제안 없이 각종 행사에서 합병을 제안하는 SK텔레콤과 웨이브의 진의를 알 수가 없다"며 "현재까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국내 OTT업계의 잡음은 넷플릭스를 적대적 관계로 규정하고 있는지, 또는 자극제로 보는지 등 사업자들의 관점 차이에 따른 현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신법 중앙대 교수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이 왜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지 분석해야 한다"며 "국내 방송사보다 넷플릭스의 편당 제작비가 훨씬 많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제작사들이 넷플릭스를 찾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