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10% 오프로드 장벽의 한계를 넘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네믹 에디션'

2020-07-31 06:27
차고 10높인 '다이내믹 서스펜션' 탑재 신차 출시
험로 주행 최적화... 동급최고 성능 자랑

“자막의 장벽, 그 ‘1인치(약 2.54㎝)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지난 1월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을 통해 한국 최초로 ‘골든글로브’의 외국어 영화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밝힌 소회다. 골든글로브는 미국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아카데미상’과 함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현지 양대 영화상이다.

당시 봉 감독의 수상 소감은 전파를 타고 세계로 퍼지며 각국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영어권 국가의 관객들이 영문 자막이 필요한 비영어권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10% 오프로드 ‘신세계’... 쌍용차 그 너머 보여줬다
쌍용자동차가 이달 초 선보인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이하 렉스턴 에디션)’으로 지난 21일 경기 가평 일대를 시승하며, 봉 감독이 언급했던 1인치의 장벽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됐다.

대학시절부터 인근 레저시설과 자연환경을 즐기기 위해 10년 넘게 수없이 드나들었지만 이날 시승코스인 가평의 칼봉산에 이렇게 거칠면서도 아름다운 길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정확히 말하면 전문 오프로드용 차량이 아니면 갈 수 없는 비포장 산악 도로였다.

내비게이션에도 잘 나오지 않는 비포장도로를 알았을 리 만무하고, 알았다고 해도 자동차에 문제가 생길까 돌아가고는 했다. 90%가 넘는 도로 포장률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굳이 오프로드 차량이 필요할까 라는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렉스턴 에디션으로 칼봉산을 오르고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일반적으로는 가지 않는 그 10%가량의 길에 도전이 있었고, 전에 몰랐던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계곡을 가로지르고, 비탈길을 오르며 그 사이로 펼쳐지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본다는 것은 체험하지 않으면 평생 알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물론 이날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두려움을 떨쳐낼 필요도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 시작부터 폭 3~4m, 깊이 40~50㎝의 칼봉산 중턱 계곡물을 가로질러야 했으니, 누구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마음속으로 ‘괜찮다’를 연발하며 사륜고속(4H) 모드로 놓고 액셀을 밟았다. 사실 오프로드용 차량의 명가라는 쌍용차에서도 손에 꼽는 ‘렉스턴 스포츠 칸’의 성능을 강화한 모델이 렉스턴 에디션이니 나 자신만 이기면 될 일이었다.

쌍용차 관계자들도 시승에 앞서 “신차와 기존 제품의 차별화 요소는 단연 다이내믹 서스펜션”이라며 “오프로드 문화가 일찌감치 정착한 호주 지역에 수출용으로 적용하던 것을 내수용에도 장착한 것으로 코일 스프링 강성을 높이고, 차고도 10㎜ 올려 험로주행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각 모드 성능 구별 확실... 가격도 합리적
그의 말처럼 바퀴 절반이 넘게 빠지는 골짜기를 아무렇지 않다는 듯 지나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진흙 언덕길에서는 조금 당황했다. 액셀을 반쯤 밟았는데도 커지는 ‘웅’ 소리만큼 추진력이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뒤늦게 원인을 찾아보니 에코 모드로 해놔 힘이 각 바퀴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발생한 일이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에코와 파워 등 각 주행모드가 별 차이 없이 구분한 게 아니라, 각 성능에 맞는 최적치를 구현했기 때문”이라며 핀잔(?)을 줬다.

문제가 해결되자 자갈길과 진흙길, 비탈길, 언덕길 등 각종 난코스를 언제 그랬느냐는 듯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나아갔다. 30~40㎝ 높이의 큰 돌들도 중간중간 있었으나, 자동차에 큰 부담이 없이 넘어갔다.

거칠 것이 없으니 처음에는 무서웠던 코스들도 ‘좀 더 센 것 없어’라는 무모함(?)으로 대응하게 됐다.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40.8㎏·m의 강력한 힘이 받쳐주고 있으니,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라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40분가량 올라 목적지인 캠핑장에 도착했다. 내려갈 때는 올라왔던 길이 아닌 반대편의 포장도로를 이용했다. 산비탈을 오를 때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서인지 너무나 밋밋하고 재미가 없는 도로였다. 평소였다면 녹음을 즐겼겠지만 ‘하품’이 나올 정도로 지루했다.

데크의 적재용량(1011L), 언더 트레이와 같은 공간 활용성, 나파가죽 등 고급 내장, 차동 기어잠금장치(LD)을 비롯한 첨단 기술 등 렉스턴 에디션의 다른 자랑거리도 많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특장점인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자동차라는 게 이번 시승의 결론이었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3369만원부터로 비슷한 가격의 오프로드 자동차 중 최고 성능과 편의성을 자랑한다.
 

쌍용자동차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 다이내믹 에디션'. [사진=쌍용자동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