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준의 투자노트] 꿈의 수익률 텐배거…제2의 에코프로는 어디
2024-02-15 06:00
'텐배거(Ten bagger)'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투자수익률을 야구 용어에 빗대 표현한 말인데요. 1루타는 100%, 2루타는 200%, 10루타, 즉 텐배거는 1000% 상승을 뜻합니다. 10루타(텐배거) 종목은 모든 주식 투자자들의 꿈일 겁니다. 텐배거 종목에 연달아 두 번 투자했다면 자산을 100배로 불릴 수 있기 때문이죠.
텐배거는 피터린치가 처음 사용한 용어입니다. 피터린치는 1977년부터 1999년까지 13여년간 마켈란펀드를 운용하면서 누적수익률이 2703%, 연 29.2%에 달하는 수익률을 100만 고객에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인생을 역전시키는 텐배거…엔켐·제주반도체가 텐베거 유망종목?
우리나라에서도 텐베거 종목은 꾸준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에 포스코DX가 1087.20%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2022년에는 하이드로리튬(1501.40%), 2021년에는 이노진(1841.22%), 위메이드맥스(1502.76%),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 1274.25%) 등의 종목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최근에 심상치 않게 흘러가는 종목들도 있습니다. 지난달 11월 5만원대였던 엔켐의 주가는 이날 27만원을 넘어서며 440%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50위권 밖에서 있다가 5위로 껑충 뛰었습니다. 지난해 7월 상상인증권이 엔켐의 목표주가를 8만7000원으로 제시했는데요, 이 보고서를 끝으로 엔켐에 목표주가를 제시한 종목보고서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제주반도체는 548.37% 수익률을 시현하며 엔켐보다 더 앞서나가는 텐베거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올해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급속도로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정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제주반도체는 퀄컴과 미디어텍 5G IOT 칩셋의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인증을 진행한 국내 유일 업체로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성장과 메모리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실적 호전)에 따라 올해 매출은 58.8%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영원한 텐배거는 없어…이름값 보고 매수했다간 '쪽박'
그러나 텐배거의 반열에 올랐던 종목들이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가는 경우도 잦아 투자 주의가 요구됩니다. 스마트솔루션즈는 지난 2022년 3월 29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이며 상장폐지 가능성이 적지 않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스마트솔루션즈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주가가 급등했었습니다. 지난 2021년 1만원 안팎이던 주가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2021년 10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이후 같은 해 11월 6만3400원까지 폭등했습니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2위까지 오르며 텐배거의 반열에 올랐던 '국내 1호 특례상장기업' 헬릭스미스도 폭락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가 몰렸던 지난 2019년,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 신약으로 개발하던 '엔젠시스'의 개발 성공 기대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엔젠시스' 임상 3상의 약효 확인이 어려워지면서 17만원 수준이던 주가는 일주일 만에 6만원대로 추락했습니다. 현재 주가는 5200원(14일 종가 기준)으로 고점 대비 주가하락률이 무려 96.94%에 달합니다.
투자 비법? "기업 펀더멘탈에 집중해라"
올바른 주식투자법 중 하나는 장기적으로 해당 종목의 펀더멘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는 워런 버핏과 같은 투자의 대가들이 추구하는 투자 철학이기도 합니다. 주식시장에서의 펀더멘탈은 기업이나 해당 산업군에서 소유하고 있는 경제적인 능력이나 가치, 잠재적 성장 등의 의미를 갖습니다. 재무적 건전성이나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 및 종목인지를 분석하거나 투자하는 방식을 펀더멘탈 투자라고 합니다.이 같은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종목 관련 뉴스와 공시를 꾸준히 살펴봐야 합니다.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어떤지, 매출 구성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참고해야 합니다. 애널리스트 레포트를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텐배거 종목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피터린치의 말을 곱씹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이기는 투자'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기업을 공부하지 않고 주식을 산다는 것은 포커를 칠 때 패를 안 보고 돈을 거는 것과 같은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