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반란? 8월 초에 판가름 난다

2020-07-28 00:00
'文정부 핵심공약' 탈원전 정책 관련 감사 두고 논란 무성
감사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부적절' 결론 냈단 관측도
백운규 "최재형 원장, '대통령 시킨다고 다 하느냐'" 폭로
다음 달 초 감사 결과 발표할 듯...정치권 미칠 파장 '주목'
감사원 "감사 결과·발표 시기 모두 정해진 바 없다" 일축

최재형 감사원장이 27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말 많고 탈 많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논란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가 이르면 내달 초 판가름날 전망이다. 감사원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감사 결과는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야당 비판과 일맥상통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4월 감사원 직권심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을 거론, 정부의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을 엄중히 비난했다고 전해져 도마에 올랐다.

감사 결과가 야당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월성 1호기 폐쇄를 주축으로 하는 탈(脫)원전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탓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벌써 이번 감사 결과를 두고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인 감사원이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또는 '여권이 감사원장 힘 빼기에 돌입했다'는 추측과 낭설이 난무하다.

27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 원장이 감사원 감사위원회의 직권심리 중에 한 발언이라고 소개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송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최 감사원장이 '대선에서 41%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 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느냐'고 발언, 국정 과제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발언을 내놨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백 전 장관은 4월 9일 진행된 감사원 감사위원회의 직권심리에 피감사인으로 출석했는데, 최 원장이 이 자리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이 같은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는 뜻이다.

백 전 장관은 "최 원장의 발언에 귀를 의심했을 정도로 경악했고, 직권심리에 참석했던 공무원들도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에 대한 도발적 언사'라는 시각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 최 원장의 발언이 70~80%를 차지했다고 백 전 장관은 언급했는데, 일부에서 이를 두고 감사원장의 지휘감독권 행사와 내부 통제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최 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감사위원회 운영에 있어 감사원장도 위원 중 한 명에 불과하다. 전체적 의결 과정에서는 충분히 토론하고 감사위원들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해 최종 의결한다"면서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이처럼 월성 1호기를 둘러싼 감사원 감사가 장기화하면서 최 원장과 다른 감사위원들 간 충돌설부터 최 원장과 여권의 갈등설까지 갖가지 관측이 꾸준히 불거졌다.

특히 이날 최 원장이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폭로까지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여권의 감사원장 때리기가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감사원 관계자는 "백 전 장관의 발언은 직권심리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 맥락상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감사 결과와 감사 결과 발표 시기는 정해진 게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