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기획부동산?..."세곡·내곡 그린벨트 어차피 개발 어려웠던 땅"

2020-07-21 14:36
경제부총리부터 문재인 대통령 말로 끝난 7일 천하
서울공항, 화학사령부 이전 없인 개발 어려워

"이게 기획부동산이지 뭐야. 국가가 말이야, 계획을 낼 거면 다 협의하고서 냈어야지. 검토고 논의고 애초에 (개발) 어려운 땅 가지고 (그린벨트) 해제를 하네, 마네. 아주 웃겨요."(세곡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7일 천하로 끝난 세곡·내곡 그린벨트 일대에서 국가적 기획부동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애초에 개발하기 어려웠던 지역 집값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발언으로 1억원 이상 들썩였다가 문재인 대통령 한마디에 없던 일로 바뀌면서다.

심지어 15년 전 참여정부 시절 유사한 논란이 발생해 투기 광풍이 불었다는 점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한때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꼽혔던 서울시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내곡동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이처럼 불만을 토로했다.

세곡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세곡은 빈 땅이 있어도 서울비행장이 나가기 전에는 활주로라 안 된다"며 "이명박 정부 때도 임야랑 녹지공간이 많아 개발 여지가 크지 않아서 (그린벨트) 풀 수 있는 데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세곡천 남단 그린벨트는 세곡동 55번지 일대 서울비행장으로 인해 고도제한이 최소 28m에서 최대 35m로 묶여있는 상황이다.

그린벨트가 해제되더라도 비행장이 있는 한 주택개발을 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앞서 2000년과 2004년, 2009년에 걸쳐 서울비행장 이전이 논의됐으나 국방부 반대 등으로 모두 무산됐었다.

경기도와 성남시가 연구용역과 도시기본계획안을 추진해 서울비행장 이전 후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하자 투기 광풍이 불었던 전례를 고려하면 똑같은 실수가 10여년 뒤 반복된 셈이다.

실제로 2005년경 언론 보도에는 '서울공항 부근 땅 투기광풍(2005년)'과 '서울공항 이전 가능성에 일대 부동산 들썩' 등 최근과 유사한 풍경이 연출됐다.

익명을 요구한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부가 바보가 아니라면 그린벨트 얘기는 신중히 꺼냈어야 했다"며 "괜히 주변 집주인들을 자극해서 집값을 띄우고 전반적인 분위기를 부동산에 집중시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내곡동도 비슷한 사정이다. 그린벨트 일대에 있는 화학사령부와 예비군훈련장을 이전하지 않으면 주택단지를 조성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서초구 신원동 토박이지산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거기(내곡 그린벨트)가 되려면 화학사령부랑 예훈(예비군훈련장)이 나가야 한다"며 "국방부가 동의할 리가 없다. 화학사령부 나가면 서울시 화학전이나 대테러전은 누가 담당하겠냐"고 지적했다.

 

[자료 =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