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소 명분쌓기' 들어간 검찰...부장회의 등 회의 잇따라 소집
2020-07-20 16:19
'삼성 합병·승계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 주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주재로 극비리에 열린 부장검사 회의 이후에도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휴일인 전날 오후 이 지검장의 주재로 극비리에 부장검사 회의를 열고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기소 여부를 논의했다. 회의에는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복현 경제범죄수사부장과 이 부장을 지휘하고 있는 신성식 3차장검사는 물론 3차장검사 산하 부장검사 등 10여명의 부장검사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등 이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들을 놓고 수사팀의 설명에 이어 각 부장검사들의 의견개진이 진행됐다. 회의에 참석한 부장들은 대체로 수사팀의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소한 서울중앙지검 내에서는 기소와 관련해 이견이 없는 셈이다. 중앙지검뿐만 아니라 검찰 내부에서 전반적으로 '기소를 해야한다'는 수사팀의 견해에 대해 동의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이 지검장이 전날 회의 내용을 토대로 최종 방침을 결정한 뒤 수요일에 열리는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의 주례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기소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한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고 보고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기소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언유착 사건 처리를 두고 반목하는 양상을 보였던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중앙지검장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일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지난 26일 10대 3의 표 차로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내린 것이 마지막 걸림돌이다. 비전문가들의 견해라고 하지만 '불기소' 의견이 압도적인 만큼 이를 무시하고 기소를 강행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가 나온 지 한달 가량 흘렀음에도 검찰이 아직까지 기소 여부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하지 않을 경우,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를 비롯해 여권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상황에 따라 '검찰개혁' 여론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검찰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한편,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인사가 있는 이번 주에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