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안주하지마"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현장 점검

2020-07-16 15:30
미래먹거리 챙기는 이 부회장, 올해 일곱 번째 현장 경영
전장용 MLCC 글로벌 4위 삼성전기, 2022년 2위 목표

"현실에 안주하지 말자."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며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삼성전기는 삼성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5G(5세대 통신)와 전장(전자장비)용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사업을 담당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5G와 미래차 분야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이 삼성전기에 방문해서 현황을 점검한 것이다.

이날 현장 방문은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김두영 컴포넌트사업부장, 강봉용 경영지원실장 등이 동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미래 핵심사업으로 떠오른 전장용 MLCC 사업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MLCC는 전자제품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좁쌀 크기의 부품이다. 차량용 MLCC는 기존 1000개가 들어가던 스마트폰의 10배(3000~1만5000개) 수량이 들어가며, 제품 단가도 3배 이상 비싸다. 수익성이 좋아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전장용 MLCC는 고온(150도)과 저온(영하 55도) 등의 환경에서도 견뎌야하고,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인증 조건도 까다롭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에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만나서 배터리 기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삼성그룹 미래성장 동력의 한 축인 미래차 관련 사업을 연일 점검하고 있다.

이날 방문에서도 전기차에 들어가는 삼성전기의 소재와 제품 기술력 파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오는 21일 정 수석부회장과 2차 회동을 계획할 만큼 전장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전장용 MLCC 부문에서 무라타와 TDK, 교세라 등에 이어 글로벌 4위 수준이다. 부산과 올 하반기 가동하는 톈진사업장을 중심으로 전장용 MLCC 공급을 늘려서 2022년까지 이 분야 2위로 올라선다는 각오다. 톈진 사업장은 2018년 5700억원을 투입해 증설한 곳이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1위를 목표로 기술력 향상에 전진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파워트레인용 MLCC 3종과 ABS(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용 MLCC 2종 등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를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전장용 MLCC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술 현황과 신규 투자 등 건을 이 부회장이 챙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