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사 결론’ 다시 미뤄지나…윤석열-이성윤, 3주째 서면보고

2020-07-15 19:30
검찰 내부 갈등에 이재용 기소여부 결론 미뤄지나

검찰의 '삼성 합병·승계 의혹' 수사 마무리가 다시금 미뤄질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검언유착 의혹'으로 불거진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중앙지검장 사이의 갈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15일 법조계에서는 삼성 사건의 수사가 조만간 있을 검찰 인사 전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주례보고를 하고 이 사건에 대한 향후 처리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주례보고는 이날도 서면보고로 대체됐다.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 총장과 중앙지검장 사이의 주례보고는 경우에 따라 서면으로 대체되기도 하지만 3주 연속 서면보고로 대체된 것은 드문 경우에 속한다. 

앞서 ‘검언유착’ 사건 처리를 두고 대검과 중앙지검 수사팀간에 불거졌던 갈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도 주례보고 외에도 수시로 진행되던 중앙지검의 보고나 교류도 크게 줄었다고 알려졌다.

검찰 내부의 껄끄러운 상황이 이재용 부회장 사건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기에 다음 주로 예정되는 검찰 정기 인사도 처리가 지연되는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견해까지 나온다. 

앞서도 이 부회장 측이 지난달 2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며 수사마무리가 미뤄진 바 있다. 지난달 26일 열린 이 수사심의위는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내렸다.

그럼에도 수사팀은 혐의 입증을 위한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는 입장인 만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기소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검언유착사건과 달리 이 부회장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 내부의 이견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기소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다만 수사 막바지에 청구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로 수사팀이 연이어 타격을 입은 만큼 공소장 내용의 세부적인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분식회계의 '동기'에 해당하는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이후 삼성바이오 회계 변경에 이르는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의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 진행됐다고 의심한다. 이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을 통한 시세조종 등 불법행위도 동원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사진=이범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