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된 청약시장…경쟁률 '오르고' 커트라인 '떨어져'

2020-07-20 10:12
분양가상한제 전 청약수요 쏠림 가속화…당첨가점 84점(서울) vs 7점(부산)

[사진설명=권역별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 추이(왼위)/권역별 아파트 1순위 청약미달률 추이(오위)/권역별 아파트 평균 최저가점 추이(왼아래)/분양가격대별 1순위 청약경쟁률(오아래). 직방 제공]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청약 경쟁률은 높아진 반면 총점 커트라인은 낮아졌다는 조사가 나왔다. 올 상반기 공급물량 막차가 떠나면 신축 아파트가 급격하게 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청약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도 강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반기 청약시장 '경쟁률 오르고, 당첨 가점 떨어져'...원인은 '청약시장 양극화'

20일 직방은 한국감정원의 청약결과를 통해 2020년 상반기 아파트 청약시장을 분석한 결과 1순위 청약경쟁률은 전국 27.7대 1, 수도권 34.5대 1, 지방 19.9대 1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수도권은 2019년 하반기 16.6대 1에 비해 올해 경쟁률이 2배 이상 상승했으며, 서울은 1순위 청약경쟁률이 75.6대 1을 기록해 지난해 하반기(44.2대 1)의 2배에 근접했다.

1순위 청약미달률 역시 지표가 개선됐다. 1순위 청약미달률은 올 상반기 전국 9.5%, 수도권 6%, 지방 13.5%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전기 대비 13.4%p, 11%p씩 낮아졌다.

특히 상반기에 인기를 끌었던 서울, 인천, 대전은 1순위 청약미달률 0%를 기록하며 청약열기를 반영했다.

청약가점 커트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평균 최저가점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올해 오히려 낮아졌다.

올해에는 전국 47.1점으로 지난해 하반기 최저점인 49.8점보다 2.7점이나 낮아졌다. 수도권은 48.8점(2019년 하반기 51.5점), 지방 44.4점(2019년 하반기 47.6점)으로 각각 전년보다 2.7점, 3.2점씩 낮아졌다.

이는 분양 단지에 따라 당첨 가점선이 다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2월과 5월에 '매교역푸르지오SKVIEW'와 '흑석리버파크자이'는 청약가점 만점자(84점)가 나오기도 했지만 부산(최저 7점)과 경기(최저 8점)에서는 한 자리수 가점의 당첨사례도 있었다. 입지 등 여건이 좋고 인기가 많았던 단지에는 가점이 높은 신청자가 몰리면서 단지별로도 양극화가 나타났다.

◆경쟁률 1위는 6~9억원대 아파트...인기 최하위는 '2억원 이하' 아파트

분양 가격대별로 1순위 청약경쟁률을 보면 2억원 이하를 제외한 모든 가격대가 전기 대비 높아졌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보인 가격대는 6억~9억원 이하로 64.8대 1을 기록했으며, 이어 9억원 초과가 37.1대 1, 4억~6억원 이하가 34.7대 1, 2억~4억원 이하가 9.4대 1 순이었다. 2억원 이하 아파트는 강원, 충남, 전북 등에서 일부 공급됐으나 0.2대 1로 1순위에 마감되지 못했다.

1순위 청약미달률은 2억원 이하 아파트(80.8%)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6.9%p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에 가장 높은 1순위 경쟁률을 보인 아파트는 '부평역한라비발디트레비앙(인천 부평구 부평동)'으로 251.9대 1을 기록했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비규제지역이며, GTX-B노선 신설계획 및 미군기지 이전 등의 호재로 인해 관심이 높았다. 그

이어 '쌍용더플래티넘거제아시아드(부산 연제구 거제동)'가 230.7대 1, '쌍용더플래티넘해운대(부산 해운대구 중동)'가 226.5대1로 20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에서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첫 공공분양 아파트인 '과천제이드자이(경기 과천시 갈현동)'가 193.6대 1을 기록했고, 역세권 입지에도 불구하고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공급된 '동탄역헤리엇(경기 화성시 오산동)'이 149.5대 1을 기록했다.

직방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의 높은 선호도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로 로또 청약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면서 "7월말 예정된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는 수요도 상반기 분양시장 열기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에는 전매제한 등으로 환금성이 떨어져 단기차익을 노리던 가수요는 줄어들 수 있지만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수도권을 비롯한 규제지역에서는 중도금대출이 불가능(9억원 초과)해 자금이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분양가 인하로 인해 허들이 낮아지는 효과도 있어서 입지 등 여건이 좋고 인기 있는 사업장에 청약수요가 쏠리는 양극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